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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 - 만뢰지맥 답사기 III

‘꼬불꼬불’ 국사봉 오르니 정갈한 풍경에 ‘휘둥그레’

  • 웹출고시간2008.06.05 22:15: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만뢰지맥이 끝나는 미호천

총43.8km 구간 중 2번의 답사로 남은 구간은 14.7km이다. 표고차가 그리 심하지 않아 긴 가민가 애매함으로 헤매지 않는 한 별다른 어려움은 없겠으나 그 또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그래도 최선은 항상 우리들의 무기인 양 “잘되겠지” 긍정을 앞세워 만뢰지맥 마지막 답사 길을 나선다.

답사에 앞서 지도 펼쳐놓고 미리 더듬어보는 만뢰지맥의 마지막 구간은 510번 도로 산수동고개부터 목령산, 삽티고개를 거쳐 상봉산, 국사봉 그리고 미호천과 병천천이 만나는 합수점까지 14.7km이다. 그중 분고개이후 도심에게 잠식당하고 논둑 밭둑에게 자리 내어준 마루금은 답사의 의미가 없는 듯 하여 분고개 이후 덕촌들까지의 3.1km를 제외한 나머지 11.6km만 진행하기로 한다.

예기치 않게 줄어든 거리만큼 덜게 된 마음적 시간적 부담감은 횡재라도 만난 듯 답사대원들 만면엔 화색이 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요 등떠밀어서 지맥종주를 고집하는 것도 아니면서 예기치 않게 생기는 변수에 저렇듯 신나 하는 건 또 무슨 심사인지...

510번 도로를 건너 우측으로 삼포밭을 끼고 잡목능선으로 오르니 임도다. 임도 따라 완만한 오름길은 취령산까지 이어지고 마루금은 취령산 정상 못 미친 철탑에서 우측으로 이어진다.

잠시 갈림길에서 5분여 정자가 있는 취령산(229.1m)에 오르니 주변 경관을 한눈에 다 바라다볼 수 있는 조망이 좋다. 주변 주민들이 운동 삼아 찾아오는 발길을 위한 체육시설 및 등로도 잘되어 있었고 오가는 사람들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골프장 속 지맥을 찾아라

갈림길까지 되짚어 철탑이 있는 곳에서 산길로 접어드는데 우리들의 앞길을 저지하는 것이 있었다.

골프장측에서 설치해 놓은 철조망과 출입을 저지하는 관리인이었다. 이미 지맥 마루금은 골프장 공사로 파헤쳐진 관계로 의미를 잃은 지 오래이지만 사명감을 앞세운 설득과 연륜을 앞세운 회유 속에 골프장 관리인의 안내를 받으며 공사 중인 골프장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우리들이 이 마루금을 딛고가는 마지막 답사자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다음 지맥꾼들은 완성된 골프장 담을 끼고 돌아가야 한다거나 취령산에서 오창공원묘지로 해서 이어진 능선을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친절한 관리인의 안내는 골프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인사 나누고 헤어진 뒤 T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이어져 간다. 아늑한 산책길이다. 좌측 아래 펼쳐진 오창의 건물 숲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완만한 오르나림따라 205봉을 거쳐(510번 도로에서 1시간 25분 2.4km). (문화휴식공원 2.4km, 목령산 3km)팻말이 서있는 갈림길에서 비스듬 우측으로 틀면서 산책길 같던 등로는 점점 흐릿해지고 잡목도 무성하다.

610번 지방도 삽티고개 절개지 위에서 내려다보니(205봉에서 33분 1.1km) 눈앞이 캄캄하다. 4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중앙 분리대가 높다.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차들은 공포스런 괴물 같다. 이쪽저쪽 살펴보아도 방법이 없다. 무단횡단을 해야 했다. 원래 단순함 용감하고 또 혼자가 아닌 여럿이라면 더 용감하다 했던가. 쫓기듯 도로를 건너 좌측 절개지 타고 올라 꼭대기에 서서 돌아보니 휴~한숨이... 무슨 짓을 한건지..

더위에 먼지에 지친 답사대 대원들

간식 먹으며 숨 좀 돌리고 다시 더듬어가는 마루금은 성가신 잡목들의 등장으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고개도 못 들고 설설 긴다.

첫 번째 송전탑을 우측으로 지나쳐 Y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틀어진 마루금은 두 번째 송전탑과 세 번째 송전탑을 지나는 동안 어려움 없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198봉에서 잠시 과외공부를 하여야 했다.

198봉 Y갈림길에서 네 번째 송전탑이 있는 우측으로 길머리를 이어가야 하는데 잠시 좌측으로 진행하였다가는 되짚어 오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송전탑 아래 쉬면서 점심도 먹는다.

만뢰지맥 자락에 위치한 강감찬장군 사적지

상봉산에서 우측으로 이어가는 마루금은 고려시대의 명장이었던 강감찬의 묘와 사당이 있는 국사리를 좌측으로 끼고 돌며 자잘한 오르내림을 늘어놓는다.

2개의 송전탑을 지나 1시간여만에 국사1리 도로에 닿았다. 도로를 건너 능선에 올라서니 정갈하게 정비된 경주김씨 무덤군이다. 지나온 길이 가지런하게 바라다 보인다.

무덤 군을 지나자 또다시 희미한 등로따라 헝클어진 가시잡목이다. 뜯기고 햘킴도 적응이 되는지 감각도 없다. 국사봉 오르니(상봉산에서 1시간 34분 2.3km) 막 빗자루로 쓸어낸 안마당 같은 정갈함에 두 눈이 휘둥그레~~ 갖가지 운동시설과 조망도 쉬어갈 수 있는 나무그늘도 주변 주민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경부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는 답사대

국사봉 이후 산길은 또다시 산책길 같다.

Y갈림길에서 뚜렷한 좌측 길은 버리고 잡목 우거진 우측으로 방향을 달리한 뒤 잔잔한 오르내림은 질주하는 자동차들의 놀이터인 경부고속도로 앞에서 잠시 멈춘다.

다행히도 이번엔 고속도로 절개지에서 좌측으로 지하통로가 있었다(국사봉에서 27분 0.8km). 지하통로를 빠져나오자마자 언제 적 화재로 불타버린 공장건물이 흉물스레 남아있는 508번 지방도를 가로질러 능선 오르는 길은 가시잡목과의 뜯고 뜯기는 싸움이었다.

둘러볼 엄두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시잡목 넘어 가시잡목은 대원들 모두 서로가 뿔난 듯 말도 잊고 체머리만 살래살래 흔든다. 게다가 오름길은 왜그리 가파른지 또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듯한 굉음에 가까운 소음까지 지축을 흔든다.

어렵사리 봉에 서니 까마득 절개지 아래 모습을 드러낸 채석장의 모습에 할 말을 잃는다. 뽀얗게 날리는 돌가루의 영접 아래선 휘감아 도는 병천천의 물 흐름도 안타깝다. 어서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만뢰지맥 완주를 마친 대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가파른 낭떠러지 채석장 절개지 사면을 타고 곡예에 가까운 마루금은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이어진 뒤 고만고만한 흐름 속에 분고개에서 만뢰지맥의 자잘한 짐도 내려놓으며(경부고속도로에서 1시간, 1km) 그동안의 고단함도 안타까움도 미련도 잊는 시간 흐트러지고 헝클어진 모습도 아름다울 수 있는 시간... 그 시간 속 대원들의 얼굴엔 만족스런 웃음만이 환하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후원:네파(레저토피아 www.leisuretopi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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