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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18대 대통령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60여일, 한창 선거열기가 고조되면서 유력한 후보군들에 대해서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는 되는 것을 보면서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마음에서 역시나 하는 마음이다. 한국의 정치 풍토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 같다. 우리와 같은 시기에 미국에서도 대통령선거가 있지만 네거티브 공방이나 상대방 후보 흠집 내기보다는 정책토론을 통해서 지지율이 등락하는 현상을 지켜보면서 우리도 선거분위기가 좀 더 선진화되고 축제분위기로 변모시킬 수는 없는 것인지, OECD국가로 진입하고 국민들의 의식수준도 향상되었건만 정치수준은 아직도 답보상태이다. 다른 것은 뒤로 하더라도 상대방 후보에 대한 험담만은 하지 않으면 국민들도 정치에 대한 혐오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네거티브'와 '검증'은 선거철마다 발생하는 우리나라 정치 현상이다. 평소 후보들에 대한 이해가 없는 국민들이 선거철이 다가오니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짧은 기간에 상대방을 누르고 자신이 우위를 확보하려고 택한 수단이 국민을 위한 정책대결보다는 상대방 흠집 내기 공방이다. 확인되지도 않은 내용을 조작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성 공방이 넘쳐나고 국민들의 머리는 혼란스러워진다. 탈무드에 이런 구절이 있다. "험담을 하는 것은 살인보다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만을 죽이나 험담은 반드시 세 명을 해치게 된다. 험담하는 장본인과 그것을 제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그리고 험담의 대상이 된 사람이다." 험담을 듣는 우리들도 간접적인 살인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죽하면 어느 후보 진영에서는 "각종 흑색선전과 네거티브는 국민들의 희망을 뺏어버리는 것"이라고 하겠는가.

초발심자경문에 이르기를 "함부로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언젠가는 반드시 나에게로 되돌아와 나를 손상시킬 것이다. 만일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소리를 듣거든 마치 나의 부모를 헐뜯는 것처럼 여기라. 오늘 아침엔 비록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했지만 내일은 반드시 나의 허물을 말할 것이다." 살아가다보면 남의 허물을 들춰내서 이야기하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이 있다. 허물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남의 허물은 잘 보면서 자기 허물을 보지 못하는 것인데 마치 본인은 허물이 없는 듯 포장을 하고 상대는 작은 허물이라도 찾아내려고 혈안이 되는 모습들을 보면 안타깝다.

일본의 고승 백은선사가 사는 집 근처에 한 부부가 두부 가게를 열었다. 이들 부부에게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점점 배가 불러왔다. 부부가 딸을 다그치자 얼떨결에 '백은'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백은선사를 찾아가 따졌다. 그들의 욕설까지 참고 듣고 있던 백은선사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 그렇습니까." 단 한마디뿐이었다. 부부는 고승으로 알려져 있는 백은선사가선선히 이렇게 대답하자 아기를 데려다 주었다. 선사는 성심성의껏 아기를 돌봤다. "불가에 입적한 스님이 처녀와 바람을 피워 아이를 낳았다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요·" 백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지어 태연히 이웃집으로 아기에게 먹일 젖을 얻으러 다녔다. 사람들의 수군거림에도 선사는 태연하기만 했다. 1년 뒤 아기 엄마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아기의 아버지는 어시장에서 일하는 청년"이라고 고백했다. 백은선사는 그 이야기를 듣고도 가볍게 한마디만 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러고는 아이를 돌려줬다. 억울함을 당해도 굳이 밝히려 하지 않는 백은선사의 태도는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서로 맞받아치고 상처내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남은 선거기간은 짧다. 검증이라는 명목아래 서로 치졸한 네거티브 공방과 흑색선전, 험담만 늘어놓기 보다는 상대후보를 인정하고 칭찬하면서 국민을 위한 비전제시와 정책대결을 통해서 국민의 정당한 선택을 받을 수는 없는 것일까. 식상한 험담에 귀를 오염시키기도 싫고, 네거티브에 길들여지고 싶지도 않은 것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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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