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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장 이슈분석 - 미소금융의 현실과 미래

자활의지 서민이 기댈 언덕돼야 '미소'가 산다

  • 웹출고시간2010.01.21 18:33: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해 12월28일 개소한 미소금융 청주지점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갈비집을 운영하던 A(55)씨 부부는 경기 불황으로 장사가 잘 안 돼 살림집을 임대아파트로 이사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면서도 열심히 노력했으나 결국 가게 문을 닫았다.

A씨 부부는 여기에 좌절하지 않고 다른 가게를 임대해 또다시 열심히 식당을 운영해보려 했으나 건물주가 갑자기 직접 사용한다고 해 사용하던 식당집기를 모두 가지고 나왔다.

실의에 빠진 A씨는 집에서 쉬고 있으며 부인은 식당에 종업원으로 다니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한 A씨 부부는 지난달 청주에 미소금융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미소금융 청주지점을 방문해 대출에 관한 상담을 마쳤다.

A씨 부부는 "함께 갈비집을 운영한 경험도 있고 식당용 집기 일체를 가지고 있는 상태여서 미소금융에서 대출을 받게 된다면, 영양탕 관련 식당을 쉽게 창업할 수 있다"며 다시 한번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몸이 편찮으신 부모님과 장애가 있는 형을 부양하며 살고 있는 젊은 가장 B씨는 세탁소를 운영하며 모든 세탁작업을 수작업으로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었다. 그러나 B씨의 세탁소 인근에 저가 프랜차이즈 세탁소가 입점, 가격과 시간 등 경쟁력에서 뒤떨어지면서 결국 폐업을 하고 말았다.

현재 건설일용직으로 생계를 간간이 꾸려가고 있던 B씨는 미소금융을 방문해 운영자금과 시설개선자금을 신청했다.

이처럼 일반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창업자금, 운영자금 등 자활자금을 무담보 무보증으로 지원해주는 소액대출사업인 미소금융이 지난해 12월28일 청주에서도 문을 열었다.

2009년 12월28일 저신용, 저소득층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미소금융 충북 청주지점이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가운데 정우택 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 김태훈 기자
아름다운 소액대출이라는 뜻의 미소(美少)금융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전국 18개 은행에서 휴면계좌의 자투리 예금을 출연하고 삼성, 롯데 등 7개 기업이 동참해 어려운 환경의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미소금융의 출현은 지난 1997년 IMF로 인해 부도, 파산 등을 겪으면서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법원에 파산신청 등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겨우 면한 시민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미소금융에서 지원(대출)을 받으려면 신용정보사에서 평가한 개인신용등급 중 1개 이상의 회사에서 7등급 이하로 분류돼 담보나 보증이 없이는 대출이 불가능한 사람들이어야 하며 지원받고자 하는 금액의 50%에 해당하는 자산이나 자본확보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반면 대출신청일 현재 개인신용등급이 6등급 이상이거나 은행연합회 신용정보조회 결과 세금체납, 금융채무불이행, 금융질서 문란 등 금융채무관련 '연체' 등의 정보가 등재된 사람은 신청을 할 수 없다.

또 신청인이 8천500만원 이상의 재산을 갖고 있거나 재산대비 채무액의 비율이 보유재산의 50%를 초과한 경우,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신청했거나 법원으로 인가받은 사람, 어음이나 수표 부도거래처 중 부도어음이나 부도수표를 모두 회수하지 못한 사업자, 재산도피나 은닉 등으로 채무변제를 기피한 사람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미소금융에서 해주는 대출은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창업 임차자금, 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 무등록사업자 지원자금 등이 있다.

이중 프랜차이즈 창업자금대출은 상품성있는 소규모 프래차이즈업체를 발굴하고 이 사업을 하려는 창업희망자와 연계시켜 사업장 임차자금, 권리금, 시설비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대출한도는 5천만원까지로 하고, 대출기간은 5년 이내이며 연 4.5%이내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프랜차이즈창업자금대출은 1천만원 이하로 받는 경우에는 거치기간은 1년 이내로 이 기간동안 무이자가 적용되며 1천만원 이상 받으면 거치기간은 6개월까지만 받을 수 있다.

사업자등록 영세자영업자의 안정적인 자립기반 확립을 위한 창업임차자금(사업장임차보증금)대출은 프랜차이즈창업자금대출과 동일한 조건이다.

또 사업자등록을 한 영세자영업자가 제품이나 반제품, 재료 등을 구입하기 위해 신청하는 운영자금대출은 1천만원까지 가능하며 6개월 거치 5년 이내 상환조건이고, 연이자율은 거치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 4.5% 이내로 적용된다.

시설개선자금대출은 사업자등록을 한 영세자영업자가 생계형 차량을 구입하거나 비품·집기 등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으로 운영자금대출과 동일한 조건이다.

노점상 등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무등록영세자영업자의 창업에 필요한 자금이나 제품, 생계형 차량, 비품, 집기 구입 등을 위해 지원되는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은 500만원까지 가능하며 6개월 거치 5년 이내의 상환기간이 적용된다.

이자율은 거치기간동안은 무이자이고 상환기간동안에는 2.0% 이내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대출이 가능할 것을 예상된 미소금융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대출부적격자로 판단되고 있는가 하면 대출자금이 곧 고갈될 것이 우려되는 등 문제점을 안고 있어 이에 대한 빠른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개소 20일을 갓 넘긴 미소금융 청주지점의 경우 1월 20일까지 대출신청자 364명 중 심사를 거쳐 대출이 가능한 것으로 분류된 사람은 31.6%인 115명이다.

그런데 대출가능자로 분류된다고 해서 모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소금융의 대출절차는 대출상담→지원적격검토→컨설팅상담·신청→차입신청→심사→지원결정→약정체결→대출실행→사후관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대출가능자로 분류된 115명은 지원적격검토과정을 통과한 상태로 예비창업자의 경우에는 소상공인진흥원에 시행하는 이 러닝(e-running)교육을 12시간 이상 이수해야 하고 컨설팅도 받아야 한다.

또 컨설팅 예비진단과정을 받으려면 신청자가 수수료 5만원을 입금해야 되고 이후 소상공인진흥원 사이트에서 컨설턴트를 선정, 진흥원에서 컨설턴트와 매치시켜 컨설턴트 협약을 맺고 수행계획서에 의해 컨설팅을 수행하도록 돼 있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컨설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이러한 교육과 컨설팅과정은 모두 소상공인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이뤄지도록 돼있는데 신청자 대부분이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생활하거나 고령자여서 컴퓨터를 갖고 있지 않거나 컴퓨터를 조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현실과 동떨어진 과정으로 나타났다.

또 컨설팅 프로세스도 이미 소상공인들에게 적용되는 컨설팅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어서 미소금융신청자들과 맞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미소금융 청주지점의 경우 대출가능자 중 이러닝교육이나 컨설팅결과보고서를 제출한 경우는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며 타 지점의 경우에도 이 과정에서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주춤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재원에 관한 것도 고민거리 중의 하나이다.

미소금융청주지점은 현재 중앙재단으로부터 5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놓고 있는데 그나마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최종지원결정이 나면 중앙재단에서 대출대상자에게 직접 입금하는 체계로 돼 있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 당 지원되는 금액이 1천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50명 분에 불과하며 지원금액이 많아지면 그 숫자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우택 충북지사가 미소금융의 재원마련을 돕기 위해 1호 특별회원으로 가입했지만 지금까지 특별회원가입을 신청한 사람들은 10여명에 불과하며 개소식 때 모아진 특별회비 도 200만원 밖에 되지 않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미소금융에 동참하는 인사들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선거직 단체장이나 의원들의 경우에는 선거법을 의식해 선뜻 후원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미소금융 청주지점은 지난 7일 이를 선관위에 질의, 회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지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원확보와 교육방법의 개선, 컨설팅 과정의 순서 변경 등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소금융 청주지점에서도 재원확보가 안되는 경우를 대비해 특별회원 모집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중앙재단에 재원부족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추가지원을 요청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컴퓨터가 없는 신청자들이 PC방을 전전하며 교육을 받고 있거나 아예 컴퓨터를 조작하지 못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집합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나 기관의 컴퓨터 교육장 임대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활의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컨설팅 과정을 지원결정이 난 이후에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

시범운용이 전혀 없이 소상공인들에게 적용되는 컨설팅을 받아야만 대출을 해준다는 것은 억지처럼 보일 수도 있으며 최종적으로 대출이 결정된 사람들만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는 것이 더욱 능률적이고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홍보의 극대화도 필요하다.

체계적인 홍보를 통해 미소금융을 제대로 알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함은 물론 특별회원도 확보해 재원의 부족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사진/김규철기자

"서민들 미소짓는 데 최선"

박노성 회장

미소금융 청주지점

어린 시절부터 고학(苦學)을 하면서 자라온 박노성(64) 미소금융 청주지점 회장은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늘 생각하며 살아온 봉사자이다.

청소년지도자연맹, 로타리클럽, 사랑의 집짓기운동 등을 통해 봉사자의 길을 걸어온 박 회장은 지난해 10월 미소금융 지점 모집 공고를 보고 곧바로 지원, 전국에 개소한 7개 지점 중 하나인 청주지점을 맡아 운영하게 됐다.

박 회장은 당초 20억원의 재원을 중앙재단에 요청했으나 5억만 배정되자 김승유 미소금융 중앙재단 이사장과의 간담회 석상에서 "청주지점을 전국에서 가장 모범된 지점으로 운영할 자신이 있다, 4월말쯤 재원이 모두 소진되면 놀아야 하느냐"고 강하게 어필해 추가지원을 해주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앞으로 저소득, 저시민층을 대상으로 홍보물을 제작·배포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겠다"는 박 회장은 자신이 직접 청주지역은 물론 도내 전지역을 다니며 지자체 단체장이나 기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미소금융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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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