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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8.30 18:08:0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메이저 골프대회인 PGA챔피언십 우승자가 된 양용은 선수의 아버지는 아들이 몰래 골프를 치자 '그것은 부자들이나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하지 말고 농사나 지어라고 했다'며 미안해 했다. 20여년전 이야기다. 뒤를 댈 형편이 전혀 안되는 가난한 농부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요구일 것이다. 그 아버지는 그 뒤로도 3년동안이나 아들이 골프치는 것을 쫓아다니며 말렸다.

당시는 우리나라 골프인구가 얼마 되지 않을 때라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한해 골프장을 찾는 인구가 국내에만 1천만명이 넘는 스포츠 종목이고 이제 2016년 런던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까지 채택이 유력해지는 등 대중화가 된 요즈음도 골프는 여전히 있는 자들 만의 운동이라는 편견의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

양용은의 메이저골프대회 우승은 개인의 영광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의 늪에서 허덕일 때 박세리가 여자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으로 챔프에 올라 시름에 빠져있던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줬듯이 이번에도 경기침체에 놓여있는 한국민에게 그 어는 것 보다 큰 힘이 된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렇게 한국의 남녀 선수들이 세계에서 '일'을 저지르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는 골프에 대한 백안시 현상이 가시질 않고 있다. 특히 고위 공직자의 경우 골프 한번 잘못 쳤다가는 그야말로 인생 끝이다. 한 두명이 당한 게 아니다. 국무총리까지 곤욕을 치를 정도니 그 이하는 말할 필요도 없다.

아마 OECD국가 중 대통령이 골프를 치라 마라 하는 나라는 우리 밖에 없을 것이다. 툭하면 공직사회에 하명되는 골프금지령을 놓고 이게 세계12위 교역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비아냥도 많다.

엄연히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자리잡은 골프가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대접을 받는 것은 따지고 보면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자의적이지만 그 책임의 갈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한 관계의 접대 골프이고 또 다른 줄기는 도를 넘는 도박성 내기 골프라고 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얼마 전 까지 술과 성접대가 일반적이던 접대 문화가 진화 해 건강도 챙기고 장시간 숨소리까지 느끼며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골프모시기로 바뀌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접대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한홀 한홀 지나가는 사이 음습한 거래가 이뤄지게 된다.

얼마 전 에도 아랫녁 지방의 고위공직자들이 지역 실업인들에게 부적절한 골프접대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는 바람에 옷을 벗은 일이 있다. 행위 자체의 잘 잘못을 떠나 여론과 인식의 엄중함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잘 일깨워 준 케이스다.

후자의 경우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만연된 내기골프 일화를 들을 수 있다. 이따금 수사기관에서 억대니 뭐니 해서 내기 골프를 친 사람들을 단속하지만 그들은 재수 없어 그런 것이고 실제는 서민들이 들을 땐 억장이 무너질 정도의 금액이 골프장에서 왔다갔다 하는 게 비일비재 한다. 형편이 되는 사람끼리 하는데 뭐가 어떠냐고 할지 모르지만 정도와 가치관의 문제이다.

물론 골프를 치는 사람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일부의 그릇 된 처신으로 질타 받아야 할 아무 이유가 없는 골프가 못된 운동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억울 할 수가 있다.

골프가 은밀한 뒷거래의 수단이나 노름꾼의 치부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은 분명하다. 한쪽에서는 칭송의 대상인 골프가 한쪽에선 부정적의 대명사로 갈리는 모순은 우리나라 위상으로 보아 이제 걷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자성과 자각이 제일 먼저이다. 특히 공직자들은 상부의 골프금지령이나 골프 자제령에 대해 반감을 가지기 이전에 왜 저런 조치가 내려지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일부의 일탈이 전체를 호도하는데 대한 시정은 그 조직의 몫이다.

그에 맞춰 정부는 시대와 국가적 위상에도 맞지 않는 골프 규제를 이제 바꿔야 한다. 과도한 반응을 보이니 골프를 잘 모르는 사람들 조차 골프에 대한 좋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되는 측면이 분명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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