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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8.09 18:42:2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국 근대사를 논할 때 미국이라는 나라와의 여러 상관관계 등이 배제되면 이야기가 불성립된다. 동맹, 혈맹, 우방, 친미 등 보수적 관점에서 분류와 '반미'로 집약되는 진보적 시각의 양립으로 반세기가 지나도록 시대갈등의 원천으로 존재하는 곳이 미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보다 4배가 넘는 역사적 독립성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다민족 문화를 형성한 그들은 프론티어 정신을 기치로 실용성을 내세우며 흔히 그렇듯이 자국내의 갈등을 전쟁을 통해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 세계의 강국으로 오래전 부터 군림하고 있다.

그것이 좀 과도해 팩스 아메리카나 미국 제일주의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만연한 것이 사실이지만 근래 몇가지 사건을 놓고 볼 때 우리가 반드시 취해야 할 메시지를 남긴 것이 있다.

그 하나는 지난 달 27일 한국전쟁 휴전기념일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이다. 전쟁 당사자였던 한국은 6.25가 잊혀지는 전쟁인 반면 미국은 한국전 참전용사 휴전일을 기념일로 지정하고 처음으로 연방정부 모든 기관에 성조기를 조기형태로 게양했다. 미군은 한국전에서 5만명이 넘는 전사자와 8천여명이 전쟁포로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한 참전용사 들의 고귀한 희생과 용기에 감사하기 위해 전쟁 발발 60주년을 앞두고 한국전을 '잊을 수 없는 전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그런 반면, 우리는 '그날'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그렇다고 누가 나서 일깨워 주는 사람도 없었다. 발발만 기억 할 뿐(그것도 기성세대에 국한) 휴전은 망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대 절반 이상이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가를 모르며 북한의 남침사실도 모른다고 한다. 주객이 전도되도 한참 지나치다.

미국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한국전 당시 실종 미군 유해 발굴에 국가적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월남전, 그리고 근래 걸프전 등 현장을 누비며 뼈 한조각이라도 찾으려 공을 들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영웅들을 집으로 데려오려는 우리의 결의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 몇십년의 세월이 걸리더라도 그들의 영웅모시기는 계속된다. 지난 주에는 18년만에 걸프전 실종 조종사 유해를 발굴해 운구해왔다.국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지난 주말 도하 언론에 등장한 한 장의 미국발 외신 사진을 보고 느낀 부러움이다.

사진속의 주인공들은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도둑으로 오인돼 백인경찰에 체포됐던 하바드대 교수와 그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 백인 경찰관 등 4명으로 이들은 각기 다른 색깔의 맥주잔을 놓고 환하게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칫 흑백 인종갈등까지 비화될 뻔 했던 이 일은 오바마 대통령이 백인 경찰관에게 자신의 말 실수를 인정하고 전화통화를 하며 사과하는, 우리로서는 언감생심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 보다 전에 이 경찰은 자신들을 비난한 대통령에게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대들었다. 물론 그 경찰은 연방이 아닌 지방경찰이긴 하지만 대통령에 '대드는' 경찰이나 그렇다고 '미안하다'며 실수를 인정하는 대통령이나 둘 다 미국답다. 더 나아가 그 경찰관이 전화를 해줘 감사한데 맥주나 한잔 하며 풀자고 제의하자 오바마가 흔쾌히 백악관 화해의 맥주회동을 주선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앙금이 다 풀렸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상상도 못할 만큼의 지위 격차도 소통의 통로 앞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국민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대통령의 진정성과 낮춤의 자세가 세계의 강대국으로 군림하게 되는 원동력이라는데 별 이의가 없을 것 같다.

4명이 선택한 맥주 역시 종류가 다 달라 획일과 통일된 행동에 익숙한 우리네와 대비를 이뤘다. 만약 청와대에서 그런 자리가 있다고 가정 할 때 "당신 무슨 맥주 마실거냐 "물어볼 일이 우리에게도 생길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다양성의 인정과 개성 존중의 사회가 역시 부러울 뿐이다.

리버럴한 문화가 오래전 뿌리를 내린 미국사회에서 그들의 관점으로 보면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있겠지만 갈등을 풀어가려는 서로간의 솔직한 노력은 권력 상층부에서부터 꽉 막혀있는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실상을 비추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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