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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5.30 15:12:29
  • 최종수정2017.05.30 15:12:29

장호형

청주시 강서2동 주민센터 주무관

공무원으로 출근한지 두 달.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신입의 포부가 무너지기에는 아직 이른 기간이지만 한 건의 민원 업무도 잘 해결하지 못할 때는 스스로 자책하게 된다. 민원인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아 미안해지는 것이다. 비교적 쉽다는 등·초본 업무야 조금만 신경 쓰면 된다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업무에서는 얼굴이 화끈해지고 땀이 나는 경험을 아직도 하고 있다.

사실 필자 스스로 어렵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내 앞에 앉아있는 민원인에게 "오래 걸려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면 "아니에요, 괜찮아요."라고 말해 준다. 짜증 내는 기색도, 큰소리도 내지 않고 기다려준다. 내 도움 요청에 응해준 동료도 오히려 하나 더 알려주려고 한다. 심지어 뒤에 앉아있는 팀장님도 "처음 한두 달 간은 부지런히 배우고, 배우느라 정신이 없겠지만 꼼꼼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라며 항상 응원해주신다.

공무원은 매사에 꼼꼼하고 신중해야 한다. 항상 정신 차리고 민원인을 대해야 한다. 밝은 얼굴로 인사한 후에는 매의 눈으로 꼼꼼하게 서류를 봐야 한다. 서류에 빠진 부분은 없는지, 시스템 상에서 내가 빠뜨린 부분은 없는지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공무원의 마음가짐에 우선으로 간직해야 할 기준들이 많이 있지만 적어도 내 마음속에서는 이 두 가지, 꼼꼼함과 신중함이 우선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익숙해진 업무라도 발급하는 서류 하나에 민원인의 생명과 재산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마 쉽게 발급 버튼을 누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민원 업무가 어려운 것 같다. 비단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아니더라도 그 어느 직업이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은근슬쩍 넘어간다면 분명 헤어 나오지 못할 실수 속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난 4월 8일. 누군가에게는 활짝 핀 벚꽃이 더없이 아름답게 보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위로의 술 한 잔이 쓰게 느껴지는 하루였을 것이다. 국가직 공무원 시험일이었다. 100만 청년 실업 시대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20~30대 청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시험이다. 오는 6월 지방직 공무원 시험도 있다. 깜깜한 방 안에서 스탠드 불빛에 의존해 공부하는 학생이든, 도서관 밝은 불빛 아래 칸막이에 의존해 공부하는 학생이든 그들이 취업해 떳떳하게 돈을 벌게 된다면 꼭 당부해주고 싶다. 서류 한 장이라고 우습게 생각하지 말고 화면 상에 자동으로 나온다고 쉽게 생각하지 말자. 지금 당신 모니터에 떠 있는 화면이 모두의 생명과 재산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그만큼 당신은 꼼꼼하고 신중하게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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