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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정

청주시 흥덕구 강서1동

'친절' 하면 연관되는 단어가 '친절공무원', '친절교육'이 된 걸 보니 어느덧 공무원이 다 됐나보다. '민원인에게 친절하게'라는 말은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정확한 뜻은 모른 채로 추상적으로 몸으로 익혀왔다. 국어사전에 '친절'을 찾아보니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라고 한다. 이 뜻을 보고나니 내가 시민이라면 친절공무원으로 추천하고 싶을 만큼 좋은 본보기가 돼준 동료 하나가 유독 선명하게 떠올랐다.

몇 달 전에는 강서1동에 큰 감동을 일으킨 인사발령이 있었다. 청주에서 3년 정도 일을 했던 한 직원이 고향인 대구로 전출을 가게 됐다. 그 직원의 얼굴에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반가움 보다는 정든 동료와 헤어지는 아쉬움을 엿본 것은 필자 혼자만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워낙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동료들과도 관계가 좋아서 다들 아쉬워했었다.

첫 인사발령의 추억은 생생하다. 함께 일하던 직원의 손을 부여잡고 눈물이 앞을 가려 발걸음이 안 떨어졌던 날의 기억. 어느덧 남겨지는 허전함도, 떠나는 어색함도 느껴봐서인지 타 도시로 직원이 떠나게 돼 아쉽기는 했어도 전화, 문자, 메신저 등 얼마든지 연락할 수 있기에 대구와 청주 간에 좋은 시책을 공유하자는 참으로 모범 공무원다운 안부를 주고받으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얼마 후 함께 일하는 동료 두 명이 떠난 직원의 어깨를 으쓱하게 해주자며 대구로 간식과 함께 안부편지를 보내주자고 제안해 깜짝 놀랐다. 고향이긴 해도 낯선 곳에서 일을 하게 될 동료의 기(氣)를 살려주자는 말에서 진한 동료애가 느껴져 내가 오히려 감동을 받았다.

강서1동 전 직원들이 점심 한 끼 정도에 해당하는 값의 돈을 십시일반 모아 간식거리를 사고 예쁜 종이에 담아 "잘 부탁드린다"는 문구와 함께 '청주시 강서1동 직원 일동'으로 하나하나 포장해서 보냈으니 청주시 이미지 제고는 확실하게 됐을 것이다.

며칠 후, 대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출 간 직원의 상사가 주민센터로 고맙다며 인사 전화를 한 것이다. 청주에서 얼마나 근무를 잘 했기에 동료들이 대구까지 이런 선물을 다 보내주느냐는 부러움의 말에서부터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은 청주에서 왜 왔냐는 타박까지 들었다고 하니 꽤나 성공적인 일이었다.

필자에게 친절이란 무엇인지 알려준 직원부터 떠난 직원까지 살뜰히 챙기는 동료까지, 내 주변에 친절해서 좋은 사람들이 많아 감사할 따름이다. 존경하는 마더 테레사 수녀가 남긴 말씀을 다시 마음에 새겨본다. '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이 당신과 헤어질 때는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라.' 비단 시민들과 어려운 주민들에게만이 아니라 하루 중 8시간 이상을 함께 보내는 내 옆의 동료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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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