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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초의 ‘임꺽정‘은 단재의 ‘저항적 민중‘"

최정운 교수 "조선민중으로 위장된 프티부르주아"

  • 웹출고시간2007.09.02 21:36: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하역사소설 ‘임꺽정’은 지은이 벽초 홍명희(1888~1968·괴산 출신)가 단재 신채호(1880~1936·청원 출신)의 저항 민족주의 ‘민중’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 주인공 임꺽정은 조선 민중으로 위장된 근대서구식 프티 부르주아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정운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반연간지 ‘한국사시민강좌’(일조각) 최신호(41집) 특집 ‘역사와 소설, 드라마’에 실은 ‘조선시대의 민중세계를 다룬 소설 ‘임꺽정’의 공과 과’란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벽초는 (작품에서)‘민중’이라는 말을 단 한 차례밖에 사용하지 않았지만 ‘임꺽정’은 단재의 ‘민중’을 현실적으로, 살아 있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조선인의 모습으로 창조했다”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임꺽정’이 이룬 공(功)은 조선 민중의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찾았다는 것이 아니라 단재의 저항 민족주의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는 점일 것”이라며 ‘임꺽정’이 단재의 저항 민족주의로서의 민중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내다봤다.

민중이 지배층에 저항해 직접 혁명을 이끄는 정치적 의미로 정립된 것은 아나키즘(anarchism)을 표방한 의열단 선언서로 쓰인 단재의 ‘조선혁명선언’이라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 교수는 소설 주인공 임꺽정이 조선의 민중이고 어느 누구보다 우리의 고유 언어를 잘 구사하는 인물이지만 그는 조선 민중으로 위장된 근대서구식 프티 부르주아였다고 규정했다.

저항의 화신 임꺽정은 소설 후반부로 가면서 양민을 학살하고 기생첩을 셋이나 두는 욕망의 화신으로 변신하는데, 근대서구의 부르주아적 인물형을 도입한 셈이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와 함께 벽초가 프티 부르주아 임꺽정에 내장된 증오와 욕망이 섞이지 않도록 이 둘 사이에 인공적인 칸막이로서 반(反)지성주의를 설치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글자를 통한 배움을 철저히 거부한 임꺽정의 반지성주의는 저항 민족주의를 그대로 유지시켜 우리 사회와 역사적 현실을 마주 대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동했고, 이것이 소설 ‘임꺽정’의 과(過)라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한편 홍명희는 1927년 2월 좌·우합작운동인 신간회 창립 당시 중국 베이징에 있던 신채호의 찬동을 얻어 발기인에 참여하는 등 벽초와 단재는 일제강점기 민족해방운동에서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 강신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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