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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산경 걷기 - 가섭지맥을 가다 II

굽이굽이 흘린 땀방울 달천강서 하나로…

  • 웹출고시간2008.02.15 13:07: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도를 확인하고 있는신현섭, 고정빈님



신현섭, 김홍철, 유정희, 여상남, 고정빈, 김정자 6명으로 구성된 가섭지맥 답사대는 지난 12월 20일 음성군 소이면 비산리 오랫말 삼거리에서 세 번째 구간을 시작한다.

철지난 알밤들 나딩구는 밤나무 숲을 지나 비스듬하게 좌측으로 몸을 트는 가섭지맥 마루금은 산책로처럼 편안하다. 솎아 벤 나무사이로 현대 중공업의 거대한 공장과 오순도순 머리 맞대고 살아가는 소이면소재지의 자잘한 집들과 건물들이 바라다 보인다.

오랫말에서 2.1km 진행 후 닿은 곳은(11:00) 넓은 봉우리로 인근주민들이 운동 삼아 오르는 곳이다. 이곳에는 훌라후프, 제기 등 운동 보조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자칫 방심하면 우뚝 솟은 328봉에 끌려 마루금을 놓치기 쉽다.

마루금은 300봉에서 비스듬하게 좌측으로 이어져 가시덤불 헤치며 숲을 벗어나면 밤나무 과수원이다. 과수원을 지나 210봉(11:30)에 올라서니 드넓은 소이 뜰을 가로지른 마루금이 한눈에 가득 찬다.

마루금은 210봉에서 우측이 아니라 희미한 좌측능선을 따라 내려와 삼각점이 있는 147봉을 거쳐 충주와 음성의 경계지점으로 이어진다. 마루금은 300봉에서 1.6km지점인 철도와 도로를 가로질러(13:20) 길고 완만한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오래전 석광산의 손길이 스쳐간 자리인지 군데군데 함몰된 듯 꺼진 지형이 있는가 하면 깎아지는 절벽에 길조차 분명치 않아 전진이 늦어진다.

외부인을 통제하고 있는 비공개 동굴

300봉에서 1시간 25분을 더 가니 크고 작은 바위지대와 자연동굴 등 볼거리와 사다리, 로프가 설치된 어래산 정상이다(15:15). 어래산이라는 산명은 벼슬길을 마다하고 낙향한 정인지를 회유하기 위해 임금이 세 번이나 신하를 보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키 큰 참나무 숲길 따라 십자로 안부인 성지사 갈림길(15:30)에 닿으니 [←노루목재(30분) →성지사(10분)] 팻말이 있다. 너무도 분명하게 표기된 안내 팻말에 지도 착착 접어 넣고는 홀린 듯 내달음의 시간은 신들린 듯 나아감이 거침없다.

얼마를 갔을까...한순간 스치는 서늘함이 주변을 에워싸더니 아니나 다를까 숲을 나와 바깥세상에서 그들이 만난 것은 석광산으로 들고나는 육중한 덤프트럭들의 행렬이었다. 모래봉에서 우측능선으로 접어들었어야 하는 것을 직진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흙먼지 폴폴 코끝을 간질이는 채석장 진입도로를 벗어나 어래산에서 1.9km(1시간20분) 지난 쇠실고개에서 세 번째 가섭지맥 답사를 마친다.(16:20)
(도상거리 7.8km 소요시간 6시간 35분)



2007년 12월 26일, 산치촌 마을의 말구리 고개에 차 한대는 세워놓고 산행깃점인 쇠실고개로 향한다. 처음부터 급경사에 길이 아닌 산비탈을 오르는 일은 벅차다.

340봉(10:20)에 올라 잠시 숨 돌린 후 평평한 우측 길로 내려서니 작은쇠실고개다.(쇠실고개에서 1.1km 11:15) 갈잎 쌓인 산길 따라 마루금는 점점 높아져가고 굽이굽이 산능의 부드러운 물결도 눈높이를 같이한다. 451봉에 오르니(11:40) 충주 시가지의 먼 그림이 조망되고 아래로는 조성중인 골프장이 도장처럼 박혀있다.

마루금을 찾아 앞장서는 유정희대장

골프장을 좌측으로 놓고 이어가는 마루금은 세심한 독도를 요하는 구간이다. 완만한 오르내림 따라 이어간 마루금은 485.5봉(△)에 닿으니 작은 쇠실고개에서 4.3km 2시간10여분이 경과한 14시 35분이었다.

고사리밥 무성한 485.5봉엔 작은 바위지대에 탁 트인 조망까지.. 쉬어갈 수 있는 명분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곳에서는 터널 속으로 숨었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중부내륙고속도로와 그 너머 충주 시가지가 한눈에 조망된다.

뚜렷한 산길 따라 이어갈 것 같던 마루금은 485.5봉 바로 아래에서 곧바로 내려서서 숲을 빠져 나오니 486.6봉에서 1km 지점인 말구리 고개다.(15:40)
(도상거리 6.4km 소요시간 5시간 50분)

말구리고개에 서있는 성황당지비




2008년 새해맞이 축제가 잦아드는 1월 3일 가섭지맥 마지막 답사가 시작되었다. 도로가 생기면서 성황당이 있던 자리에 세운 성황지 비석이 서있는 말구리 고개에서(10:00) 막 산길로 접어드는데 풀숲에서 뛰어 달아나는 고리니 모습에 답사대 대원 눈이 휘둥그레진다.

1시간여 동안 가파르게 오르니 고양봉(11:00) 정상이다. 정상은 둥그스름한 지형으로 조망이 시원찮다.

삼각점이 있는 525.7봉(11:15)을 지나는 좌측 아래로 모습을 드러낸 달천강이 반갑다. 확인과 고민 그리고 판단 속에 이미 지도는 나달나달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간다.

고만고만한 오르내림 따라 170봉(12:15)에서 비스듬하게 좌측으로 몸을 튼 마루금은 가파른 절개지에다 높이 쌓은 철조망이 길을 가로막는 대간치다.(12:30) 한티고개란 표지석이 넘어져 있는 것을 보니 한티고개라고도 불리는 듯하다.
13시, 475봉(△)이다.

풍류산 정상에서

지문령(14:00)을 지나 대간치에서 2.6km 거리인 풍류산에 오르니(14:30) 잘 정리된 산길 에 가지런히 쌓은 돌탑 위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인적이 없는 외진 산속에서 만난 태극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 그 감동에 돌아설 줄 모르고 노래도 부르고 사진도 찍고 나눔의 시간이 길어진다. 언제나 끝은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것 같다. 따가운 가시덤불이 마지막까지 답사대의 완주를 방해한다.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다는 것은 홀가분함일까? 아쉬움일까? 먼 길을 돌고 돌아 기력을 다한 산줄기는 굽이굽이 마다 수많은 이야깃거리와 우리들의 가섭지맥 답사의 먼 여정과 함께 달천강 푸르른 물속으로 잦아든다.(풍류산에서 1.2km 15:45)
(도상거리 7.6km 소요시간 5시간 45분)


후원:밀레(레저토피아 www.leisuretopi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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