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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이 코앞으로 다가왔다.한 해를 보내는 마음은 사람따라 틀리겠지만 대체로 뿌듯함 보다는 모자람, 기대치 충족 보다는 그에 못 미치는 아쉬움으로 정리되는 것이 세태이다. 길가나 다중장소에 꼬마 전구들이 나무에 매달려 밤을 빛내고 있지만 오가는 사람들의 걸음에서 활기를 느끼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연말이면 전국적으로 치르는 행사가 있다. 바로 이웃돕기 성금 모금운동이다. 대표적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10나눔캠페인'이 있으며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자체적으로 내년 1월말까지 시군순회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충북모금회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잔돈 모금운동을 펼쳐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올해도 이어오고 있다. 비록 하이패스의 도입으로 예년 보다 모금 장소도 두곳으로 줄어드는 등 축소는 됐지만 운전자들의 따뜻한 마음을 담는데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캠페인이 우리 주위에서 확산되는 것이 건강한 사회와 공동체의 삶을 조성하는 인자가 분명하지만 비자발적인 뉘앙스가 있는 모금 방식을 언제까지 판박이를 해야 하느냐는 것은 아직 기부문화가 덜 성숙한 우리로서는 함께 풀어가야 할 사회적 숙제로 남겨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쩔수 없이 기간과 목표를 정해놓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들간에 성금 액수도 다른 기업이 얼마 냈느냐를 참조해 액수를 정하는 눈치보기도 여전하지만 어쩌랴, 그 기업들이 내는 성금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 지방일수록 대기업이 많지 않은 관계로 상당부분의 힘을 관청 조직을 통해 받을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뛰어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들도 이 점을 공감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부담이 줄어들려면 결국 개인기부와 상시 성금 접수 창구가 활성화 돼야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개인기부가 전체 모금액의 20%에도 못 미치는 현실을 감안 할 때 큰 기대는 이르다. 그리고 나눔의 문화가 가진자들만의 선행으로 인식되고 있는 굴절시각의 소멸도 뒤따라야 가능하다.

그런 가운데도 언론 보도를 보면 '아 저런 사람들이 이웃을 위해 저런 나눔을 실천하는구나' 하는 사례들을 자주 목도하게 되는데 이는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 마음의 계량을 할 수 없을 정도의 해피 바이러스를 전도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며칠 전 음성에서 76세 나이에 그 흔한 전화도 없이 혼자 조그마한 밭농사와 품을 팔아 모은 돈 438만원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쾌척을 한 김상윤할아버지의 마음씀씀이는 그 어느 기부행위 보다 가슴에 와닿는다. 무소유 삶의 실천이 반드시 부유한 사람들의 실천 덕목이 아니라는 짠한 감동이 엄동을 녹이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틀에 박힌 금품의 기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의 기회를 마련하는 아이디어들이 번득임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 한예로 오는 16일 청주시민회관에서 청주시립무용단 박시종 감독이 입장료 대신에 관람객의 정성을 모아 지금 암 투병중인 직지 대모 박병선 박사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자선 공연을 기획했다고 한다. 박감독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자 이 특별한 송년모임을 구상했다"고 한다. 바로 이런 것이다. 반드시 돈이 아니더라도 박씨처럼 자신의 특출난 기술이나 장기를 바탕으로 간접적인 나눔의 광장을 만든다고 하면 그 영역은 무궁무진 할 것이고 새로운 기부문화의 창출에도 적지않은 영향력을 미치게될 것이다.

모금의 역사는 지금부터 136년을 거슬러 올라 1873년 영국 리버풀시(市)에서 자선단체 모금으로 시작한 것이 효시이다. 우리나라는 1961년부터 재해대책위원회가 거의 매년 단골로 발생한 수재민, 한해민, 폭풍 등의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돕고자 모금을 벌여 왔다. 거의 '관치모금'의 형태를 거쳐 현재 공동모금회라는 단일화 민간창구로 이어지고 있다. 기부의 역사가 서구 보다 짧지만 그것이 꼭 사회성숙도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한번 마음을 비우기가 어렵지 시작하면 계속 비우게 된다는 게 기부 중독자들의 공통소감이다. 그렇지만 이 마음 비우기가 얼마나 쉽지 않은 것인지 거개 필부필남들은 잘 알고 있다. 마음먹기와 실제 행동까지는 태평양 바다 보다 더 넓다. 그래도 늦었지만 우리 주위를 한 번 더 둘러보자. 분명 누군가가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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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