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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1.22 17:32: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올해 다섯 살 난 A 군은 베트남서 시집온 엄마를 둔 소위 다문화가정 자녀이다. 아버지는 엄마와 20살 이상 나이차이가 있다. 집안 경제도 건강이 안좋은 아버지 보다 엄마 의존도가 더 높다. A군은 정신지체 2급 판정을 받은 장애아이다. 한글은 어눌하게 하지만 정확한 의미의 전달은 어려운 편이다, 엄마와의 소통은 더 더욱 막혀있다. 정상적인 유아 교육을 받지 못해 부모가 위탁 가정을 구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러한 아동을 집중적으로 보호하고 교육을 시킬만한 전문기관을 찾는 것 역시 간단치 않다. 아직까지 우리의 복지 영역과 관심이 이들의 구석구석까지 챙겨주기에는 예산이나 인원, 시설 등의 사회안전망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온전한 가정의 교육도, 사회의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은 한국인이면서 이방인으로 겉돌게 되는 다문화 가정의 문제는 앞으로 더 여러방면 에서 부작용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가 세종시 논란, 4대강 살리기 갈등을 비롯해 지자체 통합 등의 거대한 사회적 담론에 함몰되가면서 실제로 우리의 삶과 직결되거나 아니면 지역사회의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참여하는 시민운동의 참여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지엽적인 아젠다에 둔감해지거나 외면을 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다문화가정의 사회 적응과 통합 유도에 대한 소극적 무관심이라 하겠다. 우리나라 상주 외국인이 1백만명이 넘고 외국인 배우자와 가정을 꾸린 사람들도 14만명을 돌파했다. 충북 지역도 5천여가정이 다문화 가정이고 그 자녀들만 해도 4천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일수록 이 빈도는 높아진다.

정부가 결혼이민자, 결혼이주자, 다문화가정 등 용어를 바꿔가면서 또, 관련법을 만들어 이들의 친한국적인 융합을 시도하고 각종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A군의 경우같이 복지전달체계 아래서의 개입이 즉각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이르러서는 위기 탈출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허점이 드러난다. 부모도 끌어안지 못하고 사회도 받아들이지 못하면 방치라는 사각지대에 놓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나중에 고스란히 사회 부적응자로서 치유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게 될 것이다.

다문화라는 용어의 정의는 농촌총각 + 동남아 신부, 외국인노동자 + 한국여자 외 한국사람 + 외국사람 으로 이루어진 가정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말 그대로 순혈주의를 벗어난 다양한 인종과의 어울림 보다 OECD 국가중 최하위인 출산율을 보충하려 지자체까지 나서 동남아여성과의 국제결혼을 독려한 소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은 인구 늘이기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이들 가정 중 적지 않은 수의 균열과 자녀들의 성장과정에서 부닥치게 되는 교육 등의 문제에 대한 예찰과 대비 능력의 소홀함이 또 다른 사회 통합을 해친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다. 그런 가운데 일부 농촌 지역의 학교에서는 현 추세로 간다면 다문화 자녀들의 수가 한국인 자녀들을 추월해 언어 사용의 역전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교육자들의 걱정이 흘러나올 만큼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다문화를 추진하던. 일본,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인종갈등, 문화갈등, 종교갈등 등의 사회적 골머리 때문에 이 정책에 제동을 걸기도 하는 등 공통 고민을 끌어안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일각에서도 후진국 여성 배척 이 아닌 차원에서 다문화 정책의 재점검 목청이 나오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도 잇다.

이웃 일본도 1980년대 경제 호황에 다른 노동력의 부족으로 동남아, 브라질 등 남미에서 외국인들이 대거 유입돼 다문화의 한 축을 형성했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새로 온 사람'이라는 뉴 커머(new comer)라고 한다. 또한 농촌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동남아여성과 결혼한 일본 남성들이 적지 않다.당연히 적지않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해 한때 다문화 가정의 양산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런 진통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일본은 우리보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다양하게 다문화 가정을 주류로 진입시키기 위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언어, 습관,경제적 자활 등 관심사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다문화 가정은 우리가 끌어안아야 하느냐, 마느냐의 관점에 도달하게 되지만 이제는 물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학습지원, 생활 정착 지원, 아이돌보미 등등 제도적 지원 이외에도 무엇보다 '우리 국민'이라는 인식변화의 공유가 확산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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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