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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0.12 17:24:44
  • 최종수정2020.10.12 17:24:44

서나영

충북보건환경연구원 청주농산물검사소 보건연구사

오늘도 부스스한 머리와 지친 눈의 후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아침을 맞이했다. 후배가 쪽잠이 들면 방해되지 않게 핸드폰 불빛으로 엑셀 작업을 하고, 선배가 새벽녘에 잠이 들면 후배는 조용히 실험 데이터를 정리한다. 그렇게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보건환경연구원'코로나19'TF 진단검사팀은 선별진료소에서 의뢰한 검체를 접수 및 검사로 24시간을 보내고 있다. 검사는 밤늦도록 끝나지 않고, 결과 통보는 새벽이 되어서도 끝나지 않으니 연구사들의 고단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진단검사팀이 편성되어 24시간 교대로 근무한 지 어느덧 9개월째 접어든다. 담당 부서 연구사 3명으로 시작했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검사량으로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결국은 보건연구사 전체가 조 편성되어 휴일과 야간근무를 지원하게 되었다. 주간에는 청주농산물검사소에서 농산물 안전성 검사를 하고, 오후 6시부터는 코로나19 검사실로 출근해서 검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코로나19와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 및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RNA바이러스로 그 중 사람에게 전파 가능한 바이러스는 6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4종은 감기와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며, 2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메르스(MERS-CoV)와 사스(SARS-CoV)이다. 이번 유행의 원인 바이러스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로 박쥐유래 사스유사 바이러스와 89.1% 일치한다고 한다.

코로나19 진단 검사는 채취한 검체에서 RNA(핵산)를 추출한 뒤, 코로나19에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유전자를 증폭시킨다. 이 검사법(Real-time RT-PCR)은 RNA를 DNA로 바꾼 후 DNA 특정부분(E gene, RdRp gene)을 240까지 복제 증폭하여 실시간 확인 가능한 방법으로, 아주 적은 양의 DNA만으로도 특정부위의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다. 최종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6시간 소요되고 정확도는 99%에 이르는 장점이 있지만, 극미량의 오염으로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진행하는 모든 단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실험이다.

'양성'의 파장은 우리 모두에게 큰 부담인 만큼 실험 내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1차 검사'양성'이 확인되면 동일한 실험을 2~3회 반복하고 교차 실험까지 확인한 후 최종 결과를 발송하고 통보한다. 밤새 최전방의 수호병이 되어 극도의 긴장 상태로 실험실에서 수십번의 종종걸음이 끝날 무렵 사무실 창문 밖에서부터 아침임을 알리는 새소리가 들려온다. 그제야 피로감이 밀물처럼 몰려오고 졸음을 쫓아가며 집으로 향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 같은 막막한 현실이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겨운 것이 사실이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맡겨진 업무를 성실하게 마무리해서 갑작스러운 불청객을 맞이하느라 하루하루 안간힘을 쓰며 버티는 모두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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