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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5.20 17:54:02
  • 최종수정2020.05.20 17:54:02

서승우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1968년 11월 21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언론 앞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주민등록증을 공개하였다. 주민등록증에 기재된 주민등록번호는 110101-100001번, 당시의 주민등록번호는 12자리로 앞에는 지역별 번호 여섯자리, 뒤는 성별과 일련번호의 여섯자리로 되어있었다. 박 대통령은 110101지역(종로구 청운동)에서 남자 중 첫 번째로 등록한 주민임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즘과는 달리 당시에는 대통령에게 가장 쉬운 번호를 부여하고 모든 신문에 공개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주민등록번호는 국민이 그 지자체의 주민임을 구분하는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후, 1975년 주민등록번호가 13자리로 개편되면서 생년월일, 성별, 지역번호, 일련번호 순으로 바뀌었고 지역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부여규칙은 비공개로 전환되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13자리 주민등록번호로 개편 당시 모든 민원서류에 생년월일, 성별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서류 작성 편의를 위해 주민등록번호에 이를 포함시켰고 주민등록번호 개편 이후 운전면허증, 주민등록 등·초본 등 각종 민원서류에 생년월일과 성별을 별도로 표시하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만 표시되는 방향으로 간소화되어 왔다. 지역번호는 주민등록번호를 처음 부여할 때 읍면동별로 번호를 구분하여 주민등록번호 중복을 막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그렇다면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2017년 기준 OECD 35개국 중 28개국에서 개인식별번호를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본 등 최근에 식별번호를 도입한 7개 국가들은 임의번호를 사용하고 있으나 19개 국가들은 생년월일, 성별, 지역, 일련번호 등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국민 개개인 구분을 위해서만 사용되던 주민등록번호는 1993년 금융실명제, 2007년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되면서 실명확인 용도로 사용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후, 청약의 중복확인 등 많은 분야에서 주민등록번호는 개인을 구분하고 본인을 확인하는 중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주민등록번호가 우리 사회 전반에서 널리 활용되면서 주민등록번호와 관련된 문제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나이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고 지역의 유추가 가능해진다는 것이었다.

예를들어 과거에는 새터민에게 새터민시설이 있는 특정 읍면동 지역의 번호가 부여됨에따라 지역에 대한 유추 문제가 제기되어 새터민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임의지역의 번호로 번갈아 부여하고 기 부여된 주민등록번호는 변경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그간 제기된 문제점 등을 검토한 결과, 주민등록번호에서 지역번호를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2019년 12월에 이를 발표하였다. 2020년 10월에 새로운 주민등록정보시스템이 구축되면 지역번호가 임의번호로 변경된 주민등록번호로 부여될 예정이다.

사실 주민등록번호에서 생년월일이나 성별마저 제외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생년월일이나 성별이 주민등록번호에서 빠지더라도 거의 모든 공적 업무 처리 시 필요한 정보라서 각 기관이 별도로 수집을 할 것이기에 폐지의 실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고 금융·의료기관 등 주민등록번호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사회 전반의 시스템 개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입국자 정보와 주소정보를 연결하여 자치단체별로 신속한 개인확인과 입국자 관리 등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주민등록번호가 가지는 순기능이 큰 만큼 주민등록번호는 공익적 기능과 개인정보보호의 기능을 조화시키면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첫번째 시작이 45년간 사용되어온 지역번호의 폐지이다. 지역번호 폐지가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지역구분 등의 문제를 넘어 사회통합에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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