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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2019]하나가 되지 못한 대한민국

공존이 아닌 시기·음해의 정치
꿈조차 꾸지 못했던 지방 분권
경제생태계 붕괴…동네북 전락

  • 웹출고시간2019.12.30 20:22:36
  • 최종수정2019.12.30 20:24:40

성쇠(盛衰).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단 두 글자로 표현된다. 해가 뜨고 지듯 성할 때가 있으면 쇠할 때도 있는 법이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성쇠하지 못하고 사분오열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2019년 해가 저문다. 2020년 다시 떠오르는 해와 함께 하나 돼 성(盛)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본다. 사진은 것대산에서 바라본 청주시 일몰.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신민수기자] 전국 대학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택했다. 공명지조는 목숨(命)을 공유(共有)하는 새(鳥)라는 뜻이다. 상대방을 죽이면 결국 함께 죽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공명조(共命鳥)는 아미타경(阿彌陀經), 잡보장경(雜寶藏經) 등 여러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머리가 두 개인 상상 속의 새다. 한 머리가 시기와 질투로 다른 머리에게 독이 든 과일을 몰래 먹였다가 둘다 죽고 만다는 설화 속에 등장한다.

2019년은 '하나가 되지 못했던 대한민국'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은 '동물국회'에 대해 자가당착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당은 야당에 책임을 돌리고 야당은 여당의 책임만 부각시키고 있다.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다.

노사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갈등도 풀어내지 못했다. 그야말로 지방분권은 꿈조차 꾸지 못했다.

'촛불정부'는 다를 것으로 생각했고, 크게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진 좌우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고, 한 때 국민에게 큰 희망을 보여줬던 남북관계 역시 '말짱 도루묵'이 됐다.

국가재정을 풀어 소비를 진작시킨다는 소득주도 성장론과 관련된 폐해가 빠르면 2020년, 늦어도 2021년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전망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태다.

이런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 속에서 충북도를 비롯한 도내 11개 시·군은 생존을 위한 투쟁에 나섰다. 많은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충북이 올린 성과가 타 지역을 압도한다고 자평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충북도는 올해 경부축 발전축을 국토 X자축 Y변, 즉 강호축(강원~충청~호남)으로 바꾸는 교두보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도정 사상 최고의 성과로 볼 수 있다.

강호축은 앞으로 남북관계가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언젠가 가야 할 남북통일의 시대를 앞두고 이뤄낸 강호축 로드맵은 당장의 효과보다 미래 100년을 내다 본 쾌거로 평가될 수 있다.

남북평화 시대에 이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직결될 강호축 로드맵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5천만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강호축이라는 큰 그림에 대비한 충북 일선 시·군 행정은 복잡다단했다.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졌고, 선출직 단체장들은 시·군정 성과를 위해 하루 25시간을 강행군했다.

'동심만리'의 마음으로 1년을 보낸 청주시는 포용·협치 근간의 민관 협의체를 운영하고, 도시재생 문화제조창 완공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보여줬지만, 민간공원 개발·보전과 관련된 내부분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사회분야에서는 미세먼지와 조은누리양 실종 사태, 고유정·이춘재 등의 엽기 살인사건 등은 희망과 분노, 그리고 절망이 혼재됐다.

1~5월과 10~12월이 지속된 미세먼지는 국민들의 호흡권을 보장하지 못했다. 숨조차 쉬기 힘든 미세먼지 사태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아무런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불러온 대입 불공정 문제가 충북 교육계에도 커다란 파장을 안겨줬다.

도교육청과 충북도는 지역인재 육성 모델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했고, 많은 돈을 들여 마련한 김병우 교육감의 미래인재육성 로드맵은 오는 2020년에도 큰 갈등을 예비하고 있다.

올 한해 가장 큰 부침(浮沈)을 겪은 분야는 경제 분야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오락가락 정부 정책에 휘둘렸다.

충북 경제는 올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일본 의존도를 낮추며 위기 탈출을 모색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영향은 내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여 지역 경제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도체 산업이 휘청했고, 지방세 감소 현상으로 이어졌다. 상용근로자가 줄고 임시직이 크게 증가했고, 일자리의 질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인상, 성장이 아닌 분배정책 치중은 지역의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생산성 악화를 불러왔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해외진출을 모색했고, 외부적 환경을 극복하지 못한 소기업들은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근 본보 인터뷰를 통해 '차가운 물이 서서히 끓어오르는 냄비 속에 갇힌 개구리'에 비유했다. 처음부터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끓는 물에 빠질 경우 뛰쳐나올 수 있지만, 지금 중소기업들은 언제 죽는지도 모르는 개구리 신세라는 얘기다.

/ 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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