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5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밥 못 먹는 노인들 많아 시작… 이젠 소중한 일상"

5일 자원봉사자의 날
청주육거리시장 표명선씨, 사비로 매주 화·금 급식봉사
"등록되지 않아 지원금 전무… 돈 생각하면 못했을 것 같아"

  • 웹출고시간2016.12.04 20:29:12
  • 최종수정2016.12.04 20:29:12
[충북일보] 10여명의 노인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는 작은 공간.

식사를 마친 노인들은 한쪽에 놓인 종이에 본인들의 이름을 적어 놓는다. 그러곤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한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청주육거리시장 가구골목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이 지역 노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맛집'으로 통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무료라는 것. 표명선(여·71)씨가 운영하는 '나눔의둥지'다.

"밥 한 술만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그녀와 노인들의 인연은 이 작은 부탁에서 시작됐다.

그녀는 "지난해 5월정도 됐나. 혼자 사는 어르신이 앉아 있는데 대뜸 밥 좀 달라는 거야. 근데 거절할 수가 없더라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나눔은 그녀의 일상이 됐다.

지난 2일 청주육거리시장에서 '나눔의둥지'를 운영 중인 표명선(여·71)씨가 한 홀몸노인에게 음식을 담아주고 있다.

ⓒ 강준식기자
그녀는 무료급식소처럼 홀몸노인 등이 와서 식사할 수 있는 '나눔의둥지'를 지난해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운영하기 시작했다.

"1~2명씩 찾아오던 사람들이 자꾸 친구를 데리고 와. 그걸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고…. 그래서 식당처럼 차려버렸어.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너무 많아."

청주육거리시장이 있는 상당구 석교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홀몸노인이 많다. 거리에 좌판을 깔고 손수 기른 나물을 파는 어려운 노인도 상당수다. 청주중앙공원 등에서도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가 운영 중이지만, 밀가루로 만든 국수가 주된 음식이어서 노인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녀는 "국수가 먹을 때는 배부른데 금방 배가 꺼진다. 당뇨 있는 노인한테는 좋은 음식도 아니다"라며 "노인들이 좋아하면서 몸에 조금이라도 좋은 음식을 만들려고 시장가서 재료도 직접 산다"고 했다.

1년7개월간 노인들의 식사를 책임졌던 나눔의둥지는 모두 그녀의 사비로 운영되고 있다. 자원봉사자로 등록되지 않아 지원금도 받지 못한다. 순수하게 봉사를 위해 운영 중인 셈이다.

그녀는 "노인들이 먹는 양은 생각보다 적어 100여명의 식사를 준비하는데 많게는 20만 원에서 적게는 15만 원 정도 든다"며 "돈 생각하면 이렇게까지 못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최근 무릎이 안 좋아져서 금요일만 운영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봉사자를 지원해준다든지 조금만이라도 도와준다면 더 하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나눔의둥지를 자주 찾는 이모(여·81)씨는 "여기 오는 노인들 대부분이 혼자 사는 사람"이라며 "혼자 음식 만드는 것도 힘들 텐데 항상 감사하고 미안해 설거지 도와주는 노인들도 많다"고 했다.

표 씨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원이 있다고 했다.

"언제까지 나눔의둥지를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여기 오는 어르신들이랑은 가족이나 다름없어졌는데….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어르신들 모아서 생일잔치를 해드리고 싶어."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