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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5.11 18:33:3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승환

충북대 교수 / 충북문화예술연구소장

이시종 지사께서 지난번 미국 순방 때 비행기 보통석을 탔다고 전한다. 이 소식은 서민을 강조한 이지사의 세계관이 표출된 것이어서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된 바 있다. 대체로 장관, 국회의원, 광역단체장은 국가 의전제도에 의해서 특별석을 이용하게 되어 있다. 더러 국회의원들이 보통석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공식외교로 순방하는 장관이나 단체장의 보통석 이용은 드문 일이다. 그 이유는 장관이나 광역단체장들은 상징적 대표성이 더 큰 가치를 가지고 있고 또 단지 예우 차원이 아니라 대표로서의 위상을 지키면서 수행원들과 다른 기능을 하도록 하라는 의미다.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는 충청북도 이시종 지사께서 굳이 보통석에 앉았다는 것은 특별한 행동양식 못지않은 특별한 뜻과 특별한 정신이 있음에 분명하다. 이런 이지사의 청빈의식과 근검정신은 아무리 상찬(賞讚)을 해도 부족하다. 충북의 최고행정가이자 대표도민인 이시종 지사와 같은 사회지도층의 검약 정신은 길이 귀감(龜鑑)이 될 미덕이고 반드시 본받아야 할 가치다. 따라서 일신의 안락을 취하지 않고 낮은 곳에서 서민과 민중의 자세로 도정(道政)을 펼치겠다는 뜻의 고귀함에 대해서 동의하고 또 존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 이시종 시민'과 '충북도지사 이시종'은 다른 인격체다. '자유시민이자 개별자인 이시종 시민'은 절약 검소해야 하고 또 그 가치를 절대적으로 소중하게 지키는 서민일 수 있다. 그러나 '충북도지사 이시종'은 충북을 상징하며 충북인의 자존심을 지키는 대표다. 그런 점에서 충북지사의 보통석 이용은 특별한 상황에 처한 충북도민을 보통석에 앉힌 것과 같다. 충북도민이 보통사람이나 보통서민인 것은 맞지만 특별한 경우에 특별한 존재로 존중받는 것도 필요하다. 둘째, 절약과 검소를 통해서 얻는 것과 잃는 것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얻는 것은 경제적 절약과 내핍, 그리고 그에 따른 부수적 효과로써의 절약정신 실천과 사회지도층의 검약한 생활자세일 것이고 잃는 것은 지나친 절약으로 인하여 파생되는 행정의 위축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불편일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좋은가· 답은 없다. 이지사께서 행하는 검약은 단순한 절약이 아니고 일종의 생활신조이자 생활철학이므로 그 자체로 존경과 존중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기조를 그대로 지킨다고 하면 '가장 검소하고 무척 근면한 도지사였다.'라는 영광스런 명예가 주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려스러운 것은 단지 기우(杞憂)만은 아니다. 그 이유는 절약과 청빈의 정신이 다른 모든 일에도 적용되어 충북의 정치와 행정을 위축시킬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철저하고 너무 오래 숙고하면 과감하고도 진취적인 기상을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목민관의 근검과 절약을 강조한 바 있다. 만대의 진리일 목민관의 근검절약은 그러나, 명예나 관직을 탐하지 말고 뇌물을 받지 말라는 뜻이다. 목민관이 그 고을을 윤택하게 하기 위하여 허락된 재정 한도 내에서의 투명한 지출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목민관이라면 과감하게 인간관계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특히 충북은 소지역국가(Statelet Chungbuk)로 경기나 전남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강력한 요청도 필요하고 또 경기도 김문수 지사와 경쟁을 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때 충북지사가 대인(大人)다운 풍모와 비상한 지혜와 호방한 기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소지역국가 충북은 그 자체로 이미 패배한 것이 된다.

지나치게 신중하고 지나치게 내핍한 것만 가지고는 21세기를 헤쳐갈 수 없다. 또한 너무 치밀하다보면 예기치 못했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다소 공격적이고 거친 면모가 있어야 하고 틀을 깨는 파격도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시종 지사께서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의연(毅然)함과 일관된 태도를 잃으면 안 된다. 가령, '못마땅하면 충북체육회장을 바꿔라.'라는 일갈과 같은 강한 소신이 필요하다. 따라서 다음번 해외순방에는 '이지사께서 특별석에 타서 충북을 위해서 더 큰 일을 했다.'라는 특별한 소식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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