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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숙

관기초 교장

2020년이 채 1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코로나-19는 잦아들기는커녕 보란 듯이 기세를 떨치고 있다. 연말이면 송년의 아쉬움과 새해를 맞는 기대로 괜히 들떠 있었던 예년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연일 천 명대를 오르내리는 확진자 수에 가슴이 콩닥콩닥 방망이질하듯 뛴다. 보이지 않는 적이 어디서 공격할지 모르니 숨죽이고 움츠려 어쩔 줄 모르는 군인 같다.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연말이다.

3~5월 아이들이 없는 학교에서 등교를 손꼽아 기다리던 그 날들의 떨림이 다시 울려온다. 매일 긴장의 연속이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내 노력만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속수무책인데 나로 인해 모든 것이 막힐까 꼼짝달싹할 수가 없다.

학교의 1년을 되돌아보면 우리 선생님들 그 와중에 참 잘 해냈다. 도시학교와 달리 시골학교는 전체 등교를 계속했고 계획했던 방과후수업도 행사들도 해냈다. 단계별 방역 매뉴얼을 준수하며 해내느라 모든 것이 복잡해졌고 조심스러웠으며 힘들었다. 수도 없이 막혔고 바뀌고 또 바뀌었다. 실행가능성 자체를 의심하며 계획하는 행사나 프로그램은 교사를 지치게 했고 그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생전 듣지도 보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상황 속에서 선생님들은 수없이 좌절하고 허탈해하면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툭툭 털고 또 하루를 묵묵히 해내고 버텨냈다. 우리에겐 아이들이 있으니까.

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선생님들이 어떤 마음을 담는지 어떻게 준비하는지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지 들여다보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 우리 학교뿐이랴! 학교들마다 다른 상황에서 발 빠르게 대처해내며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고들 한다.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도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았던 해였다. 아이들이 제일 기다리던 수학여행, 스키캠프, 1박 2일 학교축제를 포기할 땐 정말 안타까웠다. 코로나 확산세가 조금 꺾였을 때 우리는 할 수 있는 것들은 서둘러 해냈다. 도시체험학습 대신에 학교 근처 체리농장, 사과 과수원으로 다녀왔고 밖은 위험하니 버블쇼는 운동장에서, 뮤지컬, 마술관람도 학교로 불러 조심조심 운영했다.

선생님들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사건은 "쓰담쓰담 손난로-손이 꽁꽁 난로가 필요한 요즘, 슬기로운 우리들의 멋진 하루" 행사였다. 미루고 미뤘던 운동회와 학습발표회 행사를 강당준공식 겸해서 12월 24일에 하겠다고 계획했다.

12월 3일, 코로나가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뉴스에 선생님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또 긴장했다. 이럴 땐 빠른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 3주 후를 예측할 수 없다면 눈에 보이는 바로 다음 주에 하자 했다. 교장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선생님들이 동의했고 1주일 만에 가능할까 걱정했던 것은 기우였다. 완벽하게 준비되었고 아이들도 멋지게 해냈다. 발레복과 화려한 반짝이 옷 등을 입고 1년 동안 준비한 끼를 마음껏 표현했다. 부모님께는 영상으로 보여드렸고 외부손님을 초대해야 하는 준공식은 과감히 포기했지만 우리는 즐거웠다.

문제의 12월 24일 확진자 수는 1,241명이었다. 선생님들은 그날의 결정을 '신의 한 수'라 했다. 교무부장의 표현을 빌자면 한 편의 쫄깃쫄깃한 첩보영화를 찍은 것 같았단다.

모든 일에 "평범함은 거부한다!"고 외치며 좀 더 다르게 독특함과 개성을 찾았던 우리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말은 "평범한 일상"이다.

끝도 없는 벼랑길을 걸어왔던 2020년의 끝이 보인다. 이 아슬아슬한 연말이 지나고 새해가 오면 코로나의 끝을 잡고 평범한 일상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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