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귀숙

관기초등학교 교장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 가다 말면 아니 가느니만 못하다.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매진해야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법이니까 맞는 말이다. 어릴 때 배운 이 격언의 힘은 매우 강력했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고 이것저것 배우는 것을 좋아했지만 오래 깊게 파고들지 못했던 나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시작한 모든 일을 끝까지 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위안해도 뒤통수는 늘 뜨끔했다.

나이 들어가면서 이 말들이 모든 일에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삶의 곳곳에서 깨달았다. 한 가지만 바라보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을 때 오히려 편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때론 넓고 얕은 지식이 삶의 굴곡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난 "가다가 말면 간 만큼 이익이다. 얕은 우물을 여러 개 파도 괜찮다"라는 말을 하면서 죄책감을 버렸다.

특히 나와 같은 교육자나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한 번 더 생각해볼 일이다. 적어도 학생들만큼은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생각과 같은 맥락이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 가지 정하고 흔들림 없이 끝까지 매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 확신에 차서 한 우물만 파다가 그 우물의 결과물이 이제는 세상의 관심이 없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요즘 와서 이 말에 더 힘이 실린다. 세상은 눈이 휙휙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고 어제의 지식이 오늘은 쓸모없게 되는 일도 허다하니 말이다. 한 우물만 파다가 세상을 모른다는 소리 듣기 십상이다. 가다가 아니면 뒤돌아서기도 하고 옆길로 가도 괜찮은 세상이 됐다.

최근까지도 일반적이었던 직업에 대한 견해도 바뀌어 이제는 평생직장이라는 말을 운운하기도 어렵다. 우리 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평생 그 직장에서 뼈를 묻어야 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라. 자주 이직하는 것은 끈기가 없거나 적응을 못 한다 여겨지니 진득하게 버텨야 한다고 했었다. 지금은 누구도 평생직장을 보장할 수도 없고 오히려 이직을 내 가치를 높여 평가받는 기회로 삼는다. 심지어 한 사람이 평생 하나의 직업만을 이어간다는 것 자체가 매력 없는 사람이라고도 한단다.

불과 몇 년 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을 때 각종 매체에서 우리 아이들 세대는 평생 5~6가지 직업을 가질 것이 떠들며 준비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게 먼 얘기가 아니었다. 이미 한 사람이 다양한 일을 하고 있고 직업의 크로스오버도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하는 이는 우리 아이들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도 또 다른 직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설날이다. 얼마 전 새해를 맞아 사람들은 다양한 결심을 했을 것이다. 그 어렵다는 금연, 내겐 너무 어려운 다이어트, 누구에게나 꿈 같은 부자 되기 등등 말이다. 지금쯤 언제 그랬냐는 듯 잊기도 했을 거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꾸준히 지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안다. 그렇다고 아예 계획조차 않는다면 성공할 기회조차 없다. 가다가 말았어도 간 만큼의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과 만나고 또 다른 사람과 만날 수 있다. 여러 개의 우물을 얕게 파 보는 과정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또 다른 방법을 구안할 수도 있는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그 속에 내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아이디어와 아이템이 숨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다 말면 아니 가느니만 못한 것이 아니라 간 만큼 이익이다. 여러 우물을 파다 보면 하나쯤은 펑펑 터질 수도 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