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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숙

동광초교장

손가락을 다쳤다. 사고란 것이 불시에 닥쳐온다. 오랜만의 배구 시합, 강한 서브 공에 맞는 순간 몹시 아팠지만, 눈에 보이는 큰 상처는 없었다. 그냥 타박상이나 힘줄이 놀랐으려니 했다. 냉찜질해주니 크게 붓지도 않았다. 다음날 출근해서도 아프고 멍이 진해지길래 동네병원에 갔다. 의사가 엑스레이를 보더니, 골절이라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며 큰 병원에 가란다. 헉~ 당황스러웠다.

왼쪽 약지의 첫마디 부분의 뼈가 힘줄을 안고 떨어져 나가서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거란다. 급히 수술하고 며칠간 입원했다. 그냥 두면 상처도 없이 아물 것 같은데 엑스레이도 MRI도 그게 아니란다. 수술대에 마취한 손가락을 올려놓고 말똥말똥 의사를 기다리는 안 했으면 좋을 뻔한 경험을 했다. 절개한 후 뼈를 맞추고 철심을 박아 고정을 하고 잘 붙도록 당겨놓는 단추도 만들어놓았다.

수술 후 붕대를 감아주었다. 손끝의 작은 상처인데 손목 위까지 부목을 대고 붕대를 감았으니 큰 부상을 당한 중환자 같았다.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퇴원 후 출근하니 다들 놀란다. 큰 붕대의 위력이다. 만나는 학생들도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교장 선생님 괜찮으세요? 많이 아프시겠다"라며 달려와서 붕대를 만져보기도 하고 걱정의 말을 사랑스럽게 해줬다. 아이들의 관심은 싫지 않았다. 붕대가 아이들과 가깝게 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하게 만들어줬다. 이런 것까지 교육과 연결할 일인가 싶지만 걱정해주는 표정이 예쁘고 고마워지는 걸 어쩌랴! 아이들은 아플 때 관심을 받는 것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아픈 사람을 걱정해주는 것도 배워야 하니 이 또한 교육의 현장이다.

어른들의 관심은 조금 부담스럽다. 영화 내부자들의 이병헌 같다고 놀리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거수경례를 하는 것 같다며 함께 웃기도 했다.

"아, 이거 과대포장이에요. 아주 조금 다쳤어요." 말하고 다녔다.

어학사전에서 '과대포장'은 실제 내용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크거나 좋아 보이도록 꾸미는 일이라고 되어있다. 손끝의 작은 상처에 커다란 붕대를 감고 있는 것이 내내 민망했다. 핀을 박아 손가락이 꺾이거나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니 당연한 걸 알면서도 과대포장이라 느껴졌다. 이렇게 크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조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술 후 3주가 되었다. 예약날짜에 병원에 가니 손가락 하나에만 부목을 대어 붕대를 감았다. 10분의 1 크기로 줄이니 이제야 제대로 된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지 않아 그동안의 붕대가 과대포장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안전띠를 매면서 툭~ 으악! 손가락이 꺾였다. 손을 씻으며 쑥~ 물에 넣을 뻔해서 으악! 급히 뺐다. 서랍을 열며 툭~ 부딪쳐 으악! 눈물을 쏙 뺐다. 충분히 조심스럽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자꾸만 여기저기 부딪치고 꺾이곤 했다.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었는데도 이렇게 아픈데 며칠 전이었다면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크기는 작은 상처지만 작은 실수나 부딪침으로 더 크게 고생하지 않도록 의사의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으로 내린 처방과 붕대를 감히 의심한 벌이다.

6학년 강우는 자기 경험에 비추어 마치 의사처럼 조언했다.

"손가락 골절이시죠? 6주 후에 핀을 뽑으면 재활이 아주 중요해요. 팁인데요. 손가락을 최대한 꺾은 후 아프면 잠시 기다렸다가 또 꺾으셔야 해요. 그래야 덜 아프게 재활할 수 있어요." 기특하고 고마웠다.

그래, 과대포장이면 어떠랴! 아이들도 주변의 지인도 관심 가져줄 때 감사하며 관심 좀 받아보자. 이게 다 함께 살아가는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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