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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숙

관기초 교장

살아온 순간순간 "그래. 세상사 다 새옹지마잖아!" 이 말만큼 많이 사용한 사자성어가 또 있을까 싶다. 좋은 일이 있으면 그것으로 인해 나쁜 일이 생길까 경계하여 조심하고 슬프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후에 다른 좋은 일이 있을 거라 위안 삼으며 견디게 한 말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의 문이 닫혀버리기 시작한 2월부터 우리는 절망의 숲에서 헤매야 했다.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고 있다는 뉴스가 그저 먼 일이 아니라 내 주변의 일이 되었을 때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웠다.

겨울방학 동안 엄마의 나라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났던 아이들이 5월 중순에서야 겨우 돌아올 때까지 가슴을 졸였다. 처음에는 한국이 더 위험하다고 베트남에 가기를 잘했다며 얼마간 더 머물겠다고 했다. 금방 전세는 바뀌어 우리나라의 방역시스템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이라 알려졌을 때는 하늘길이 막혀버렸다. 돌아오고 싶어도 항공료도 천정부지로 올라 버렸고 그나마 항공권을 구하는 것도 너무나 어려웠다고 한다. 돌아와서는 외가에서 친척들과 처음으로 긴 시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단다. 딱 새옹지마다.

코로나는 세상과 우리의 일상을 달라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싶게 바꿔 버렸다. 처음엔 쓰러지는 도미노가 다른 세상으로 가는 문을 하나씩 닫아버리는 것 같았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불안해하며 멈춰버린 시간 속에 숨을 죽이게 했다. 그러는 사이 세상도 학교도 변화를 모색했다. 그리고 다른 세상의 문이 열렸다.

학교는 겨울 얼어붙은 땅속에서 봄을 준비하는 씨앗들처럼 새로운 세상을 준비했다. 대면할 수 없으니 비대면 언텍트 시대에 맞는 원격수업 컨텐츠를 개발하고 눈앞에 없는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찾아냈다. 언텍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저학년과 학부모님들을 위해 오프라인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바삐바삐 움직였다.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는 과정 속에서 각기 다른 능력을 보여줬고 동료연수를 통해 나누어 서로를 업그레이드 하고 곧바로 교육과정에 적용했다. 그렇게 선생님들은 달라진 세상의 문으로 당당히 걸어갔다.

등교수업을 시작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고 이제 방학이다. 그 동안 혹시나 하는 두려움으로 늘 촉각을 곤두세웠고 가슴이 조마조마했었다. 인근 도시에 확진자가 생겨도 화들짝, 가까운 동네에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또 화들짝 참 많이도 놀랐다. 아무리 그래도 매일매일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행복했다. 더 이상 원격수업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마스크와 가림막을 두고 있긴 하지만 눈을 마주하고 얘기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김미경 작가가 최근 펴낸 『리부트』를 살펴보며 난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코로나가 티핑 포인트가 되어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온텍트(On-tact)를 해야 하고 새로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응해야 하며 인디펜던트 워커로 자리잡을 수 있는 디지털 능력을 갖춰야 한단다.

아이들의 돌아온 일상이 더 달라질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닐까? 오늘 이 걸음이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가는 것을 뒤처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방학식날 아침, 교직원들과 마주보기 시간을 가지며 고민을 풀어놓았다. 선생님들은 한 학기를 돌아보며 원격수업, 다양한 기기와 매체,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을 병행하는 노력으로 아이들이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단다. 방학에도 온텍트로 아이들과 만나고 소통하겠단다.

엎치락뒤치락 세상사 새옹지마이다. 달라질 세상의 방향을 알고 준비하고 노력해야 위기가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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