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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5.06 14:55:14
  • 최종수정2025.05.06 14:55:14

김귀숙

충북단재교육연수원 기획지원부장

얼마 전, 저녁식사 후 연습자에 가자마자 아파트 관리실에서 전화가 왔다. 우리집 화재경보기가 울린다며 다급하게 현관비번을 물었다. 화재감지기 오작동이려니 했는데 집에 물이 넘쳤단다.

집에 도착하니 낯모르는 아저씨들이 쓰레받기, 빗자루, 청소기를 사용하며 물을 퍼내고 있었다. 헉! 아찔했다. 거실, 안방, 부엌 할 것 없이 온 집에 물이 찰랑찰랑했다. 화재였다. 남편이 작은방에 둔 빨래건조기를 돌리고 나왔는데 멀티탭에서 불이 났고 스프링클러가 작동해서 물바다가 된 것이었다.

일단 바닥에 있는 물을 빨리 치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수건에 적셔 물을 짜냈고 4명의 당직자와 직원들도 한마음으로 도와주셨다. 바닥에 고인 물을 다 치웠을 때 아저씨들이 갔고 그제야 집안을 휙 돌아보았다. 얼마 전에 이사한 나의 새집인데 그을음에 새까매진 가구며 바닥, 벽과 천정 난장판이 따로 없다.

쉴 틈도 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석들과 침대, 서랍장, 책장 등 온갖 가구들을 들어 올려 닦아내기 시작했고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물기를 다 제거했다. 씻으러 거울 앞에 섰는데 퉁퉁 불은 손과 발, 그을음 묻은 얼굴이 딱 난민이었다. 그래도 남편과 나는 내 침대에서 무사히 잠잘 수 있는 것이 어디냐며 녹초가 된 몸을 뉘었다.

다음날 또다시 사투가 시작되었다. 바닥물만 치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서랍마다 물이 그득했고 플라스틱이 탄 그을음이 가구 안쪽 서랍까지 새까맣게 만들어 잘 지워지지도 않았다. 책과 추억이 묻어있는 편지들도 젖었다. 명품가방도 소품과 내 모자들도 까맣게 물들어 예외없이 처참했다.

그때 그랬더라면이 가장 맛없는 라면이라더니 후회됐다. 개인화재보험을 미루지 않았더라면, 이사 후 주소변경을 미리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했다. 남편은 오래된 멀티탭을 그냥 쓴 것을 자책했다. 전문가들은 세탁건조기도 벽에 붙어있는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야 한다 했다. 화재는 예고 없다더니 사소한 실수가 큰 사고를 냈다.

그럼에도 감사한 일도 많다. 불이 나자마자 스프링클러가 작동했고,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신속하게 달려와서 확인하고 도와주신 아파트 당직자들도 정말 고마웠다. 아랫집 천정은 괜찮을까 며칠을 가슴 졸였는데 무사히 넘어갔다. 작은 즐거움은 매일 생겼다. 불에 탄 건조기 선을 교체하니 작동하고 로봇청소기, 진공청소기도 물이 그득했는데 살아났다. 아이보리 소파와 흰색 커튼도 무사하고 가구들도 닦으니 쓸만했고 무엇보다 불에 탄 냄새도 없다. 모든 것이 다행이고 고맙다. 하하하.

지금부터 해결할 일도 태산이다. 스프링클러 헤드 교체, 소방라인에 물 채워 넣기, 젖은 석고보드 수리 및 도배도 해야하고 거실에 잔뜩 쌓아둔 작은 짐들은 아직도 손만 대면 그을음이 묻어난다. 이번 일의 교훈은 집안의 콘센트 재점검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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