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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숙

동광초등학교 교장

새 학년을 준비하며 가장 긴장되는 날이 1학년 예비소집일이다. 읍면 단위 학교는 반 편성 기준이 25명이라 51명이 되어야 3개 반이 된다. 다행히 1학년은 3학급을 배정받았고 걱정이었던 5학년도 1명이 늘어 3학급이 되었다. 작년 4학년 땐, 딱 50명으로 2학급이 되어 다들 걱정이 컸다. 25명이 꽉 찬 과밀학급이라고 말이다.

가끔 선배님들이 "지금은 한 반에 몇 명인가?" 물으신다. 급당 25명이 과밀학급이라고 하면 옛날이야기를 하신다. 우리 때는 한 반에 60명, 70명이 넘었다며 무용담을 늘어놓듯 그 시절 이야기를 풀어놓으신다. 교단 바로 앞까지 책상을 놓고도 공간이 모자라 딱딱 붙여놓으면 학생들이 드나들 길이 없어서 책상 위로 오르내리기도 했단다. 그래도 그 시절엔 낭만이 있었다고 덧붙인다.

내 초임 시절도 학생 수가 40명이 훨씬 넘었다. 매일 숙제나 일기 검사를 할 때, 학기 말엔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노라면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보다 더 힘들었던 건 학생 한 명 한 명을 다 챙기지 못했다는 거다. 화장실 한 번 제대로 못 가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도 집에 가서 가만히 생각하면 한 번도 이름을 불러주지 못한 학생들도 많았다. 수업 시간에 조용한 학생 또는 별 탈 없이 지낸 학생들은 오늘 학교에 왔었나 싶은 날도 있었다. 참 미안한 일이었다.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급당 학생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그런데도 교사들은 25명이 꽉 찬 학급에서는 너무 힘들단다. 농촌의 작은 학교는 열 명도 안 되는 학급이 대부분이지만 우리 학교만 해도 보은군에서 제일 큰 학교라 학급당 학생 수가 18명~25명이다. 다른 반에 비해 5~7명이 많은 학급은 업무량을 배려해 줘도 부담이 된다고 꺼렸고 실제로도 힘든 1년을 보내야 했다.

예전엔 40명, 아니 60~70명이었던 학생 수가 지금은 고작 25명인데도 왜 이렇게 힘든 걸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다. 아이들 개개인 한 명 한 명이 손이 많이 가고 챙겨야 할 것이 많아졌다. 학교에서는 돌봄과 방과후교육까지 책임져야 하니 일이 점점 많아진 것도 하나의 이유다.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인터넷 기반 정보화 교육, 스마트교육에 지금은 디지털교육과 AI 교육까지 하라는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 온전히 아이들과 함께하라고 업무지원팀도 꾸리고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도 만족할 만큼 줄어들지 않는다. 학생도 학부모도 교사도 지역사회도 아무도 이만하면 됐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 해도 해도 충분하지 않고 줘도 줘도 마음에 차지 않는다. 얼마나 더 해야 하고 얼마만큼 더 줘야 할까.

새 학년, 아이들이 알찬 교육과정 속에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낙후된 교실 리모델링과 외벽공사도 서둘러 마무리 하느라 바쁘다. 사실 이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꽉 찬 25명이 함께 한다고 하더라도 서로 너무 욕심내지 말고,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며, 사소한 것에 감사함을 표현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러면 조금은 덜 힘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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