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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어떤 선비 하나가 절의 뜰을 걷다가 불상의 머리 위에 참새 똥이 떨어진 것을 보고 곁에 서 있던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참새에게는 불성(佛性)이 없는 모양이지요"

스님은 참새에게도 물론 불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참새에게 불성이 있다면 어떻게 부처의 머리 위에 똥을 쌀 수 있느냐고 선비가 다시 묻자 스님이 말했습니다.

"부처가 자비로워서 살생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새가 솔개 머리에 똥을 싸는 것을 보셨습니까"

송(宋)나라 때의 승려였던 도원(道源)이라는 사람이 지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신성(神聖)한 부처의 머리에 새 똥이 묻는 것처럼 착한 사람이 수모(受侮)를 당하거나 깨끗한 것에 오물이 묻는 것을 이르는 '불두착분(佛頭着糞)'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자비로운 부처는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운 솔개만 두려워하는 '참새' 같은 것들 때문에 생기는 일이지요.

주변에 그런 '새'들이 적지 않은데 착하고 깨끗한 사람이 그것들과 어울려 살려면 '불두착분'은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로도 새겨집니다.

정당 또는 관료나 기업조직 심지어 학교에서조차도 줄서고 윗사람 눈치만 보려는 참새들이 많습니다.

젊은 시절 가졌던 의로운 기개(氣槪)는 참새의 깃털처럼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가슴에 품었던 원대한 희망은 이제 그 기억조차도 가물가물할 뿐입니다.

동료, 선후배들도 어느덧 한없이 보잘 것 없고 왜소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단 한번 사는 삶, 좀 더 당당(堂堂)하고 좀 더 기개 있게 살아야 합니다.

버릴 것과 지킬 것, 존경할 것과 무시할 것을 곧게 구분하며 살아야 합니다.

곤경(困境)과 위기(危機)가 닥쳤을 때일수록 움츠러들고 의기소침해지지 말아야 합니다.

비굴(卑屈)하게 더 많이 가지고 더 높이 오르려하기보다 당당하게 멈추고 비울 수 있어야 합니다.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의로움과 당당함을 지켜갈 때 국격이 높아지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됩니다.

불의와 부당함에 침묵하는 조직은 미래가 없습니다. 선비는 얼어 죽어도 겻불을 쬐지 않고, 호랑이는 굶어 죽어도 풀을 뜯지 않습니다.

비굴한 참새가 되지 말고 불의와 단호히 맞서며 당당하고 기개 있게 살아야 합니다. 주는 모이를 먹으며 안주하는 맹수보다 야성의 광채가 살아있는 들짐승이 용맹합니다.

승진에 길들여져 아첨하는 천재보다 우직하고 의리 있는 둔재가 조직을 지킵니다. 돈의 노리개가 된 미인보다 지킬 것은 지켜가는 향기 나는 여자가 더 아름답습니다.

삶을 빛나고 자랑스럽게 만드는 것은 돈이나 지위가 아니라 거리낄 것 없는 당당함입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기꺼이 나서서 돕는 이들은 분명 마음의 평화와 함께 양심에 거리낄 것 없는 당당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선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가장 값진 보답이며, 또한 복의 기원이기도 합니다.

비굴하고 야비한 세상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부도덕한 참새들을 엄중 문책하고 의로움이 넘치는 새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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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황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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