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윤양택

충북대학교 산학협력 교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매일 톱 뉴스를 장식한다. 국내 뿐 아니라 해당 기업 또는 선적된 물류와 관련된 화주 소속의 나라 정부까지 나서서 사태를 해결하려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언론은 물론 국회까지 나서서 질타와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실 말은 많지만 무슨 대책이 있겠는가. 돈이 없어서, 빚이 너무 많아서,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서, 그래서 생존 가능성이 없어 청산 절차를 밟겠다는데 무슨 대책이 있겠는가? 유일한 대책이라면 국민 세금을 들어붓는 수 밖에.

해운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우리 삶에 보이지 않는 지대한 역할을 한다. 대한민국은 수입.수출이 없으면 현상 유지가 불가능한 나라이다. 수출입 물량에 80%(가치기준) 가량을 해운이 담당한다. 해운업은 세계 여러나라와 교역하는 관계로 수많은 기업과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어느 누구도 단시간 내에 한진해운 정도의 인프라를 가진 해운사를 설립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 세계 경기가 살아나 수출입 물량이 많아지면 국내 기업은 한진해운 대신, 더 비싼 대만, 중국, 일본 해운사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도 한진해운 청산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기업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그것도 10년, 20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면 도태하고 마는 생물 중에도 가장 다루기 힘든 최고의 생물이다. 규모와 관계없이 기업을 이끄는 CEO는 끊임없이 현장을 누비며 현실 감각을 가지고 미래를 결정하여야 한다. 그래서 CEO자리는 외롭고 힘든 자리이다. 돈의 이지에 밝은 외국 기업들이 수백억의 연봉을 주면서 CEO를 스카웃하는 것을 보면 CEO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평생 주부로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그 크고 복잡한 기업의 최고 결정권자로 등장하는 순간, 그 분의 인격을 떠나서 오늘의 불행이 예견되었다고 봐도 될 듯하다.

어쨌든 5대양 6대주를 누비던, 한국를 대표하는 해운사가 망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여야 한다. 여론에 밀려서, 국회의원 질타에 못 이겨 국민 세금으로 한진해운을 살리고자 한다면, 시대 조류에 역행하는 아주 큰 과오를 현 정부는 남기는 것이리라. 일부는 세계 경기 싸이클을 보았을 때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기업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망하는 것은 자연의 일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자연을 거부하는 것은 잠시 좋아 보일 수는 있어도,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 성공적이라 할 수는 없다.

우리사회엔 기업은 오너가 운영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주인의식이 강한 경영자를 선호함은 곧 책임의식과 상통하리라. 하지만 우리보다 100년 이상 앞서 자본주의를 시작한 선진국을 보자. 100년 이상 유지해온 수많은 세계적 기업 중, 설립 오너가의 후손이 직접 기업을 이끌고 있는 곳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부분의 오너가 후손은 주주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기업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하고, 기업 이윤은 당연히 주주의 몫이라는 정서가 강하다.

짧은 자본주의 역사를 가진 우리사회가 좀 더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좀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선진국가 시스템을 벤치마킹 하여야 한다. 30년의 역사도 안된 기업이 70여개의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거나, 기업이윤을 주주에게 배당함에 인색하면서, 대기업마다 오너 개인소유 형태의 골프장을 소유하거나, 경영 능력이 모자라는 자녀에게 큰 기업을 맡기거나 하는 정의롭지 못한 형태의 기업경영은 짧은 자본주의 역사를 가진 우리의 숙제로 간주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박해운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동계훈련으로 전국체전 6위 탈환 노릴 것"

[충북일보] 박해운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이달부터 동계 강화훈련을 추진해 내년도 전국체전에서 6위 탈환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박 사무처장은 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국체전에서는 아쉽게 7위를 달성했지만 내년 전국체전 목표를 다시한번 6위로 설정해 도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초 사무처장에 취임한 박 사무처장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우수한 선수가 필요하고,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선 예산이 필수"라며 "전국 최하위권 수준에 있는 예산을 가지고 전국에서 수위를 다툰다는 점에선 충북지역 체육인들의 열정과 땀의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 분야에 대해서만 예산지원을 요구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 향상을 위해 예산 확보를 위해 다각적으로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처장은 도체육회 조직확대 계획도 밝혔다. 현재 24명의 도체육회 인원을 29명으로 증원시키고 도체육회를 알려나갈 홍보 담당자들에 대해서도 인원을 충원할 방침이다. 박 사무처장은 "현재 도체육회의 인원이 너무 적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전국에서 가장 도세가 약한 제주도의 경우에도 체육회에 3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