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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다른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페르소나(persona)'

  • 웹출고시간2022.10.30 16:10:42
  • 최종수정2022.10.30 16:10:42

홍승표

동주초등학교 교감

우리는 가끔 자기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모를 때가 있다. 어느 모습으로 살아가며 어떤 존재일까?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외적 모습에 따라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때때로 다른 가면을 쓰고 매일 매일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고자 평소 심리학 서적을 즐겨 읽는다.

심리학 이론을 접하면서 감탄에 빠진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 학자의 이론으로 설명되고 있구나'라고……. 현실적 자아(ego)를 보호하기 위해서 합리화나 회피와 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도 모르게 정신분석 심리학자 프로이드(Sigmund Freud)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스위스 정신과 의사 융(Carl Gustav Jung)에 의해 일반화된 페르소나(persona)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사용하던 가면을 뜻한다. 요즘은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외적인 자기 모습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는 사회적 지위나 가치관에 의해 타인에게 투사된 성격을 '페르소나'라 칭했다.

융에 의하면 인간은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고 보았다.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를 지니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가면을 쓰고 자신의 역할을 반영한다. 억압된 인격이며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기 모습을 가면으로 위장하는 것을 페르소나로 표현하였다.

천 개의 가면처럼 우리는 다중 페르소나,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를 사용한다. 오늘과 내일, 아침과 저녁, 집 안에서와 집 밖에서, 좋은 모습이든 아니면 좋지 않은 모습이든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페르소나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불일치 현상은 교육 현장에서 가끔 접하기도 한다. 학교에서의 학생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자녀의 모습은 다를 수 있다. 가끔 학부모 상담에서 "우리 ○○이는 집에서 어리광을 피우는 자녀입니다. 학교에서 그렇게 의젓하게 생활한다고 하시니 상상이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학부모를 자주 만나게 된다. 성인도 비슷한 상황이 존재한다. 직장 동료에게 비추어지는 나와 친한 친구에게 보이는 나는 다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에 따라 자신의 본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때가 종종 있다.

'진짜 나를 만날 시간'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에 나오는 주인공의 감정에는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소심이, 버럭이 라는 다섯 개의 감정이 공존한다. 이러한 감정들이 수없이 싸우면서 감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한다. 솔직한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주어진 상황에 따라 솔직한 감정과는 다르게 표현되기도 한다. 즉 가면을 쓰고 생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페인의 속담 '지위가 매너를 바꾼다(Office changes manners)', 혹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속담에서처럼 지위나 자리에 따라 행동 패턴은 달라질 수 있다. 때로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좋은 것을 좋다고 과감하게 표현하지 못하기도 한다.

감정은 표정이나 몸짓 등의 비언어적 방식으로 표출된다.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솔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타난다. 개개인의 행동과 생활 양식도 이와 유사하다. 상황에 맞게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면서…….

적절한 페르소나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자각하는 자아와 타인에게 비춰지는 자아에 대한 관점의 차이, 외면과 내면의 차이, 보편적이고 획일화된 지식의 불완전성 등을 심사숙고하여야 한다.

페르소나는 적절한 방어기제를 활용하는 것, 자기 보호를 위해 행하는 행위로써, 자신의 힘과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때로는 가면 뒤에 숨어서 해방감과 자유를 누리기 위해 필요하다.

말과 행동, 생각과 표정이 다른 것도 일종의 가면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가 다르다. 나의 말과 행동에 상대방이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일 때가 가끔 있다. 나의 의도와 상대방의 인식이 달랐던 만큼 내가 수많은 가면을 쓰고 있었거나, 나 자신이 나의 진짜 얼굴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울고 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고양이 가면을 쓰지 않더라도 주변인들이 그를 받아들이듯이 당신의 진정한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도 역시 그러할 것이다. 페르소나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 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본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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