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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도 어두운 집에 사는 가족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장병기·변희진씨 부부
선천성 뇌 기형 '댄디 워커 증후군' 남매 양육

  • 웹출고시간2013.11.25 20:20:04
  • 최종수정2013.11.28 16:14:19

지연이 열 세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엄마 변희진(40)씨가 생일케익 촛불 축하를 하고 있다.남매는 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을 인지 할 수 없다.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이쁜 딸 지연이 생일 축하 합니다"

몇 달전 지연이는 열 세번째 생일을 맞았다. 하지만 매년 돌아오는 생일 때마다 자신의 생일케익 촛불을 한 번도 스스로 끄질 못했다. 외모에서 느낄 수 있듯이 지연이는 몸에 장애가 있는 어린이다. 지연이가 앓고 있는 병명은 댄디 워커 증후군(Dandy-Walker Syndrome).

이 증후군은 선천성 뇌 기형 중 하나로, 소뇌 기능에 이상이 있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유전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하나 뚜렷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충주 시골출신인 아빠 장병기(42)씨와 엄마 변희진(40)씨는 2000년에 결혼해 그 이듬해인 2001년 큰딸 지연(13)을 출산했다. 출산의 기쁨도 잠시, 지연이는 태어나자 마자 100일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지러지게 울고, 토하기를 반복했다.

지연,승빈 남매 아버지 장병기(42·청주시 율량동)씨가 그 동안 마음 아팠던 사연을 설명하고 있다.

주변의 권유로 서울소재 대학병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댄디 워커 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민감하게 간질발작이 일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담당의사는 유전적으로 뇌의 상당부분, 특히 소뇌가 없이 태어난 지연이는 길어야 10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한 장씨 부부는 유명하다는 비싼 한약재도 먹여보고 이곳 저곳 사설 치료기관을 돌며 호전되길 바랐지만 소용이 없었다.

장씨 가족의 불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장씨 부부는 지연이가 태어난지 3년 뒤에 둘째를 임신하게 됐다. 건강하길 바라던 둘째아이도 병원에서 기형아 검사 결과, 기형소견 판정을 받아 장씨 부부는 뼈아픈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장씨 부부는 자신들에게 유전적 기형요인이 있을까 하여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특이 소견은 없었다고 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실제로는 세번째인 둘째 아들 승빈(6)이가 태어났다. 집안에서 독자며 장손이었던 장씨는 큰딸 지연이로 인한 마음 아픔과 집안 어르신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치유되는 듯 했다. 하지만 임신 기간 동안 기형아 검사도 정상이었던 승빈이는 태어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얼마 후 큰딸 지연이랑 같은 병인 댄디 워커 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장씨 가족은 13년동안 두 아이가 빛과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언제든 발작을 일으킬 수 있어서 집안은 항상 대낮에도 커튼을 쳤으며 방문은 굳게 닫아놓고 어둠과 침묵 속에서 살아야 했다.

인지능력이 없고 신체적으로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24시간 꼼짝없이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장씨는 친구들과도 자연스레 연락을 끊게되었고 신세를 한탄하며 한동안 혼자서 술로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아내 변씨도 그동안 두 아이 간병을 위해 병원 이외에는 외출, 외식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간병의 내공이 쌓여 음식물 주입을 위한 팩튜브 소독 등 간단한 응급처치 및 치료는 어느 간호사 못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절망하지 않고 사랑스런 아이들을 키워 내는 것이 하늘이 내려주신 몫이라 생각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장씨에게 제일 바라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아이들이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아내의 헌신적 사랑때문이라며 말로 표현한 적은 없지만 너무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5월 5일 어린이 날에는 남들과 같이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상당산성에 소풍을 가는 것이 소원이고, 또 하나 최근 상당보건소에 희귀난치성질환 의료비지원 신청을 했는데 심사에서 꼭 선정되어 의료비 부담을 덜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둘째 성빈(6)이는 8월부터 급속도로 병이 악화되어 현재 충북대병원에서 힘겹게 가느다란 호흡을 이어가고 있어 주변으로 부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시민기자 윤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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