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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 개방 4년 맞은 세종보 현장 가 보니…

시민 "아름다운 호수가 잡초지로 바뀌어"
임시로 만든 상류 취수장엔 쓰레기·녹조류
다음달 준공될 금강 보행교 경관 훼손될 듯

  • 웹출고시간2021.11.16 16:17:53
  • 최종수정2021.11.16 16:48:17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11월 14일 오후 보 동쪽 끝에서 서쪽으로 바라보고 찍었다.

ⓒ 최준호 기자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수문이 열리기 전인 2014년 3월 12일에 찍은 세종보 모습이다.

ⓒ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세종시민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금강은 이명박 정부가 2009년부터 5월부터 2012년 6월까지 2천억여 원을 들여 벌인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푸른 물이 가득찬 강으로 살아났다.

신도시(행복도시) 한솔동 인근에 길이가 348m에 달하는 물막이 시설인 세종보(洑)를 만든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하지만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금강의 재(再)자연화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등의 명분으로 그 해 11월 13일부터 보의 수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경치가 아름다워 '금강 8경'의 하나로 꼽혔던 보 주변은 시민들이 거의 찾지 않는 '버려진 땅'이 됐다.

기자는 일요일인 지난 14일 오후 2시 30분부터 약 3시간에 걸쳐 세종보를 비롯해 보 상류 3㎞ 지점에 있는 금강 보행교, 5㎞ 지점에 있는 양화취수장 등을 둘러 봤다.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11월 14일 오후 보 서쪽 아파트단지 인근에서 강 윗쪽으로 바라보고 찍었다.

ⓒ 최준호 기자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수문이 개방되기 3일 전인 2017년 11월 10일 오후 보 서쪽 부근에서 강 윗쪽으로 바라보고 찍었다.

ⓒ 최준호 기자
◇무용지물이 돼 버린 배 정박 시설

최근 세종시에 비가 자주 내렸는데도 세종보 동쪽 입구의 어도(魚道)에는 물고기는 한 마리도 없고, 물 위에 녹조류만 둥둥 떠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11월 14일 오후 보 동쪽에서 강 윗쪽으로 바라보고 찍었다.

ⓒ 최준호 기자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11월 14일 오후 보 바로 아랫쪽 모습이다.

ⓒ 최준호 기자
보의 바로 아래와 윗쪽은 강물은 흐르지 않는 채 나무와 풀, 자갈과 모래가 뒤섞인 '낯선 땅'으로 바뀌어 있었다.

물고기가 사라지니 물새들도 자취를 감추는 건 당연했다.

강 바닥 모래 위엔 달의 분화구처럼 생긴 짐승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고라니 같은 산짐승들이 찾아왔다 남긴 것으로 보인는 배설물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11월 14일 오후 보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라보고 찍었다.

ⓒ 최준호 기자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를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나면서, 수문을 조작하는 데 쓰이는 부품들은 녹이 잔뜩 슨 채 방치돼 있다. 사진은 11월 14일 오후에 찍었다.

ⓒ 최준호 기자
거대한 수문을 조작하는 데 쓰이는 부품들은 녹이 잔뜩 슨 채 방치돼 있었다.

보 동쪽 인근 숲뜰근린공원에서 만난 김지혁(54·세종시 대평동) 씨는 "수문이 열리기 전 아름다운 호수였던 세종보 일대가 이젠 잡초지로 바뀌어 있으니 안타깝다"고 했다.

보 동쪽과 달리 첫마을아파트가 있는 서쪽에는 강물은 조금씩 흐른다.

하지만 강 바닥 대부분이 거대한 숲으로 변한 것은 동쪽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보 상류에 있는 마리나(배 정박 시설)는 이제 무용지물이 됐다.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이에 따라 아름다운 호수가 잡초지로 바뀌면서, 고라니 같은 산짐승들이 찾아왔다 남긴 것으로 보인는 배설물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사진은 11월 14일 오후에 찍었다.

ⓒ 최준호 기자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11월 14일 오후 수문 바로 아래의 얕게 고인 물에 녹조류가 끼어 있다.

ⓒ 최준호 기자
◇금강 보행교 개통은 다가오는데…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이 작년 8월 작성한 '금강·영산강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금강 세종시내 구간 평균 수위(水位·해발 기준)는 세종보 수문 개방 전인 2017년 11월 4일 11.85m에서 개방 후인 2019년 3월 29일에는 8.40m로 3.45m(29.1%) 낮아졌다. 이에 따라 물이 고인 면적은 236만6천㎡에서 188만7천㎡로 47만9천㎡(20.2%) 줄었다.

이에 세종시와 환경부는 보 상류에 있는 양화취수장에 임시로 자갈보를 만들어 물을 가뒀다.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보 동쪽 끝에 있는 어도(魚道· 물고기 길)의 11월 14일 오후 모습이다.

ⓒ 최준호 기자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보 윗쪽 5㎞ 지점에 있는 양화취수장 자갈보의 11월 14일 오후 모습이다.

ⓒ 최준호 기자
세종호수공원·제천(금강 지천)·국립세종수목원·중앙공원 등 금강보다 높은 지역에 있는 주요 시설에 인공적으로 퍼 올릴 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름철 홍수로 인해 그 동안 자갈보는 2차례 이상 망가졌다.

이날 기자가 찾은 자갈보의 물 위에도 쓰레기와 녹조류가 둥둥 떠 있었다.

시와 환경부는 세종보가 철거될 것에 대비, 약 100억 원을 들여 양화취수장에서 지하수를 퍼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낮아진 금강 수위는 다음달 준공될 금강 보행교(세종시청~중앙공원)의 경관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길이가 1천650m로 동그라미 모양인 이 다리는 국내에서 가장 큰 보행교(차량 통행 불가)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문재인 정부가 금강 세종보 수문을 연 지 지난 11월 13일로 4년이 지났다. 사진은 보 윗쪽 5㎞ 지점에 있는 양화취수장 자갈보의 11월 14일 오후 모습이다.

ⓒ 최준호 기자

세종시 금강은 이명박 정부가 2009년부터 5월부터 2012년 6월까지 2천억여 원을 들여 벌인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푸른 물이 가득찬 강으로 살아났다. 하지난 문재인 정부가 세종보 수문을 연 뒤 보 인근은 대부분 숲으로 변했다. 사진은 금강 세종보 상류 양화취수장 입구에 있는 안내판 모습이다.

ⓒ 최준호 기자

다음달 준공될 금강 보행교(세종시청~중앙공원)의 11월 14일 오후 모습. 세종보 수문 개방으로 인해 낮아진 금강 수위는 이 다리의 경관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최준호 기자
ⓒ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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