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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2.11 15:23:59
  • 최종수정2022.12.11 15:24:03
[충북일보] 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90일 남았다. 내년 3월 8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동시에 열린다. 전국의 200만 명이 넘는 조합원이 유권자로 참여한다. 이번 선거는 각 지역 협동조합 경제의 향방을 결정하게 된다. 1천여 곳이 동시에 조합장선거를 치르는 전국선거다. 공직선거에 비할 정도로 중요한 선거다. 문제는 그만큼 중요하고 의미 있게 여겨지지 않는데 있다. '깜깜이 선거'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깜깜이 선거'는 '금품 선거' '돈 선거'로 이어지기 쉽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합장선거는 각 조합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했다. 그러나 일반 공직선거와 달리 선거인의 수가 적다보니 부작용이 많았다. 무엇보다 후보자가 조합원에게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는 사례가 많았다. '돈 선거' '경운기 선거'와 같은 신조어가 생길 만큼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그만큼 질타와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결국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선거를 의무적으로 위탁 관리하게 됐다. 2014년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2015년부터는 선거관리 비용 절감을 위해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하게 됐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조합장은 4년 동안 해당 조합의 대표권·업무 집행권·직원 임면권 등을 행사하게 된다. 예금과 대출 등 신용사업·생산물 판매 등 경제 사업을 주도한다. 각 조합의 다양한 사회공헌사업 등도 벌이게 된다. 여러 면에서 지역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조합장의 권한은 선출직 공직자 못지않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크다. 하지만 조합장선거는 공직선거보다 비교적 소수의 선거인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다. 조합장 후보 대부분은 조합원과 학연이나 지연, 혈연 등 연고주의로 연결돼 있다. 그러다 보니 금품·향응제공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제한된다. 후보자는 조합원이나 그 가족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후보자의 배우자나 후보자가 속한 기관·단체·시설도 마찬가지다. 누구든지 후보자를 위해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선거와 관련해 금품을 주지도, 받지도 말아야 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선거 후보자나 조합원 모두 금품 수수 유혹을 떨쳐내기 어렵다. 따라서 후보자부터 변해야 한다. 더 이상 '돈으로 표를 살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조합원 역시 조합을 사랑하고 아끼는 양심적인 조합원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후보자의 공약 및 정책에 대해 꼼꼼히 비교·분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물론 선관위도 중대 위탁선거범죄 중 '돈선거' 척결에 단속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불법행위에는 무관용 원칙과 포상금 제도로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도 금품수수 등 불법행위는 늘 은밀하게 이뤄져왔다. 후보자의 위법행위를 발견하는 즉시 선관위에 신고를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내부의 신고·제보가 절실하다. 앞서 강조한 대로 조합장선거는 공직선거 못지않다. '돈선거' 근절이 곧 공정선거의 기틀 마련이다. 선거가 끝난 뒤 어떤 후보가 얼마를 써서 당선됐다는 소리가 나와선 안 된다.

선거는 크거나 작거나 간에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한다. 물론 선관위가 위법행위 예방·단속에 심혈을 기울이고는 있다. 충북도선관위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명선거 실천 결의 대회를 연이어 열기도 했다. 지역 농·축협 조합장, 선거담당자 등 임직원이 참여했다. 두말 할 것 없이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서다. 하지만 금품 제공은 언제나 음지에서 이뤄진다. 서로의 친분으로 위법행위를 눈감아 주기도 해 적발에 어려움이 있다.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후보자는 조합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그 정책으로 조합원에게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 조합원은 금품이나 인정에 이끌려 투표해선 안 된다. 조합의 미래를 위해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본 뒤 한 표를 던져야 한다. 그게 성숙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는 길이다. 성숙한 선거문화는 누가 만들어 주지 않는다. 스스로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실천해야 가능하다. 그 어떤 선거보다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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