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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2.02 14:57:30
  • 최종수정2020.02.02 14:57:30

박은혜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공직사회의 일원이 된 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1년여 동안 출퇴근을 반복하면서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이면 외투를 꺼내어 입었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엔 우산을 들었다. 지난여름엔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도 더워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시원한 사무실에 들어와서야 구슬땀을 닦아냈다. 그렇게 나는 내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출근을 했고 얼마 전 '02호봉'이 됐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만큼 공무원이라는 위치에 대한 생각이 변했고, 청렴에 대한 관점도 많이 변했다. 공직사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김영란법이 만들어진 계기가 공무원으로서 창피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공무원이 된 지금의 나는 금품 등의 뇌물을 받거나 부정청탁을 받는 등의 부패행위를 하지 않았기에 스스로 청렴한 공직자라며 확신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은 확신이 아니라 자만이었다.

청렴이라는 개념은 부패행위를 하지 않는 소극적인 의미에서 더 나아가 일상생활 속에서 공정성, 투명성, 책임성 등 바람직한 가치를 실천하는 적극적인 의미의 행동기준으로 확대됐다. 나의 지난 1년을 돌이켜보니 나는 과연 책임감을 갖고 공정·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신입이라는 이유로 혹은 잘 모른다는 이유로 내 업무를 회피했다면 그것 또한 넓은 의미의 청렴이라는 녀석을 배반한 것이 아닌가. 청렴에 대한 나의 생각의 폭이 더 넓어진 덕분이다.

지금껏 내가 매일 의미 없이 출근을 반복했다면 앞으로는 조금 더 엄격함을 갖고 청렴을 준수해야 함을 상기하며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청렴 방임자'가 아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정직하게 수행하는 '청렴 실천가'가 돼야 할 것이다. 청렴 실천가로서의 출근길은 지난 1년보다 더 즐겁고 반가운 나의 평범한 날이 될 것이다.

나는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정년퇴직을 하는 그날까지 이러한 평범한 날을 보내는 것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내 자리로 와서 출근 도장을 찍고 처음 출근하던 날처럼 마지막 날에도 그저 다른 날과 다름없이 평범한 날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영광이 될 것 같다.

그 바람을 이루려면 청렴과 강직함을 늘 마음에 담고 나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훗날 정년퇴직을 할 때에 '청렴한 공직자'라는 고마운 말로 노고를 치하 받으려면 지금부터 청렴한 날이 평범한 날로 자리 잡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부패하기로 마음먹고 공직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무원의 청렴에 대한 실천의지이다. 각종 지침과 법령을 지속적으로 공부해 객관적으로 민원을 판단하고, 모든 민원인을 공정하게 대우하며 투명한 업무처리를 하려 노력하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이 시대의 청렴 실천가의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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