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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6.08 18:52: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승환

충북대 교수/충북문화예술연구소장

긴박했던 이틀이 가고 충북문화재단 강태재 대표가 사임했다. 5월 27일 오후 4시 30분에 대표로 임명장을 받은 후 5일만의 일이다. 2011년 6월 1일, 국회 도서관 회의실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다. 그날 '단재 신채호 토론회'에는 김종록 부지사께서 참석하여 단재 정신을 기념했지만, 소리 없이 오고가는 주제는 충북문화재단이었다. 시시각각 중계되는 청주소식에 따라서 경이와 한탄이 교차했다. 그 며칠간 <강태재 충북문화재단 대표와 김양희 여성복지국장의 악연으로 인한 인과의 복수>라는 해석이 흥미를 배가시켰고 휘발성 있는 사건이 폭발하여 쓰나미[지진해일

]라고 해야 할 정도의 상처와 충격을 주었다. 결국 강태재 대표는 사퇴를 했고, 이에 대해서는 수많은 보도가 있었으므로 더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필자 역시 충북문화재단에 관여해 온 사람으로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일이 있다고 해도 충북문화재단은 순항하겠지만 몇 가지 분석할 대목이 있다.

첫째, 이 사안이 밀고(密告) 또는 투서의 형태로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왕에 충북사회에는 '전국에서 투서가 제일 많은 곳이 충북이다.'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 사안이 정의감에 의한 제보가 아니고 비열한 밀고인 것은 악의(惡意)를 가지고 비밀스럽게 알린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고등학교 중퇴를 졸업으로 표기했다는 사실'만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실을 밝히는 과정과 방법'이다. 가령,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에서 보듯이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밝힌 코페르니쿠스의 진술이 사실만큼 중요한 것과 같은 원리다. 특히 어떤 사실을 밝히는 것과 정당하게 밝히는 것은 전혀 다르다. 한편 밀고의 전후를 공개한 충청일보 김동민 정치부장이 '충격적'이라고 쓴 것은 악의성이 그만큼 충격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간지 정치부장이 충격을 받을 정도의 내용을 밀고한 사람은 '문화예술계' 인사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실제 문화예술인일 가능성과 취재원 보호와 같은 목적을 위해서 달리 기술했을 가능성 등 두 가지다. 여하튼 누가 그런 비겁하고 비열한 행위를 했는지는 자연히 밝혀질 것이다.

둘째, 일부 언론이 보여준 편집, 보도, 논평, 사설 등은 큰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이것을 촘스키는 여론조작의 선전모델(Propaganda Model)이라고 정리했다. 1988년 허먼과 함께 쓴 [조작된 동의(Manufacturing Consent: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Mass Media)라는 언론학의 전설적인 교과서에서 촘스키는 언론이 어떻게 여론을 조작하는가를 명쾌하게 설명한 바 있다. 자료의 임의 선별, 언론 소유구조에 따른 방향설정, 지면 편집의 기술, 적당한 고사포 부대의 배치 등을 통하여 여론을 호도하고 왜곡한다. 이번 사태는 여론조작과 선전모델의 사례로 기록할만한 사안이고 연구해 볼만한 언론사적 사건이다. 또한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개인을 공격하여 모욕을 주는 과정 역시 분석되고 기록될 만한 것이다. 이와 아울러 기자들의 어휘선택과 문장력 등도 큰 문제로 대두했다. 더 심각한 것은 기본적인 자료를 취재하지 않거나, 혼동하거나, 잘못 해석하는 등의 기본적 사안이다. 가령 강태재 대표가 2007년 김양희 국장 사태 때 시민단체 대표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거나 40여 개의 직함을 가지고 있다는 식의 오류와 오보(誤報)이다. 이것이 능력부족인지, 여건부족인지, 아니면 언론정의나 정론직필의 정신이 없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총체적인 난맥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집권 정당인 한나라당 충북도당의 태도다. 민주당도 비판을 받아야 하겠으나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 충북문화재단 사안을 정쟁(政爭)의 수단으로 삼고 선거의 방편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시민단체에 대한 감정적 공격은 정도가 지나치다. 가령,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6월 3일 이후 몇 차례의 성명서에서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단체 간부들이 음주운전,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고"라는 것을 소전제로 시민단체의 부도덕성을 추론하는 인과적(因果的) 오류를 범했다. 과거의 개인적인 일을 현재의 사안으로 연결시켜 비난하는 것이 과연 집권정당의 공식 성명서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인가? 이로써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향후, 시민단체가 한나라당 인사들의 성관련 추문, 경제 관련 부정부패, 각종 범죄 전력을 포함한 과거의 개인적인 문제를 다른 사안에 적용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강조한 도덕성은 시민단체뿐 아니라 정치가(政治家)나 언론인(言論人)에게도 동일한 강도로 적용되는 보편적 가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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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