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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아~”손편지 띄운 88세 노모

한국부인회 충북도지부 '마음으로 전하는 손편지 글' 시상식
청주 이귀득·김연자씨 대상… 금상에 충주 안병순·정진숙씨씨

  • 웹출고시간2019.11.21 20:51:35
  • 최종수정2019.11.21 20:51:35

한국부인회 충북도지부가 21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연 '마음으로 전하는 손편지 글'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 가족들이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다.

ⓒ 유소라기자
[충북일보 유소라기자]"우리 사랑하는 막내딸. 더 늙어 정신없어 못하기 전에 엄마가 고맙다고 말해두려고 그런다. 늦은 나이에 너를 가져 입덧을 열 달 내내 하느라 갓 태어난 너는 정말 볼품없이 작았단다. 그래서 그랬는지 약해빠져서 어려서는 툭하면 까무러쳐서 한밤 중에도 솜 요대기에 너를 둘둘 싸매고 침쟁이 할머니한테 몇번이고 달려가 침을 맞고 오곤 했지."

88세 노모(老母)의 가슴앓이가 마이크를 타고 울려퍼졌다.

한국부인회 충북도지부가 21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연 '마음으로 전하는 손편지 글' 시상식에서다.

이날 대상은 어머니 이귀득(청주)씨와 막내딸 김연자씨에게 돌아갔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쓴 노모의 편지에는 막내딸에 대한 애끓는 모정(母情)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노모가 아득한 과거 저 편에서 끄집어낸 딸에 대한 기억은 미안함 뿐이다.

아들 먼저 챙겼던 미안함, 뒷바라지 없이도 스스로 돈을 벌어 대학을 다니고 유학을 가서 뿌리를 내린 딸에 대한 안쓰러움이다.

불혹을 넘긴 딸에게도 어머니는 그립고 안쓰러운 존재다.

외국에 나가 정착한 딸은 자신을 위해 평생 희생만 하고 살아온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답신했다.

한국부인회 충북도지부가 21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연 '마음으로 전하는 손편지 글'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유소라기자
김연자씨는 "어머니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 한 켠에서 슬픔이 배어나온다"며 "어머니라는 호칭 아래 자식들에게 주신 사랑은 어쩌면 희생을 전제로 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슬픈 사랑이라는 생각을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날 금상은 제자인 안병순(충주)씨와 스승인 정진숙씨의 사제지간 나눈 애틋한 편지 글이 차지했다.

병상의 시어머니에게 마음을 담은 김서희(진천)씨가 은상을, 대학생 아들에게 보낸 어머니 이완희(제천)의 편지 글이 동상을 각각 받았다.

장려상은 김미자(단양)씨, 황정임(괴산)씨, 김태숙(음성)씨가 수상했다.

이번 행사의 심사위원을 맡은 정명숙 수필가는 "진심을 담아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손편지"라며 "편지글을 써서 보내주신 분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평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시상과 대상 낭독 등 개회식에 이어 2부 '더 클래식'의 축하공연으로 진행됐다.

박종복 부인회 충북도지부장은 "이번에 참여한 편지글들은 그간의 삶의 무게만큼이나 가슴에 묻어두었던 말 못할 사연들을 진솔하게 표현한 글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앞으로도 여성들의 권익 신장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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