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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은 충남과 다르다." 세종시를 두고 충북과 충남의 이해관계가 다름을 나타내는 말이다. 세종시 수정론에 대해 일부 지역인사들 사이에는 충북이 충남의 일에 끼어들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세종시가 원안대로 건설된다 하더라도 충북에는 사실상 좋고 나쁠 게 별로 없으므로 괜히 나설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세종시를 수정하든 원안대로 건설하든 남의 집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배경으로 한다.

-충북과 세종시는 공동운명체-

일견 맞는 말처럼 들릴지 모르나 절대적으로 틀린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종시에 관한 한 충남과 대전은 물론 충북을 포함한 충청권 전체가 직접 이해당사자다. 세종시가 흔들리면 충청권 모두가 흔들린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이치와 똑같다. 충남의 세종시는 곧 충북의 세종시라는 등식이 이미 성립됐다. 현 정국과 앞으로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세종시는 충청권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아이콘이므로 더욱 그러하다.

충북이 인정하든 말든 세종시는 이미 충북과 충청권의 공동운명체가 됐다. 세종시 수호 싸움에서 패배하면 충남과 대전만 패배자가 아니라 충북도 패배자가 된다. 애초부터 세종시는 충청권이라는 광역 개념의 몫이었지 충남만의 몫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정부가 세종시를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충청권에 건설하면 인근 지역은 이를 매개로 하여 각자의 특성과 역량에 따라 발전전략으로 활용하는 구도였음을 잊지 말자.

충북과 충남을 따로 떼어 세종시를 대하려는 시각은 패배주의의 발로이다. 거세게 밀어대는 수정론자들의 공격에 지레 겁먹은 소인배들이 자기합리화를 위해 지어낸 궤변에 불과하다. 세종시 건설이 결정됐을 당시 충북발전론을 들고 나와 입에 거품을 물던 모습이 생생하건만 상황이 어렵다고 '충북의 이익'이니 뭐니 하며 세종시와 거리 두려는 것은 비겁 그 자체이다.

한 번 물어보자. 세종시 수정을 충남이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과연 충북에는 도움이 되겠는지를. 구체적 대안도 없이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에 초점을 맞춰 오락가락하는 정부가 무슨 수로 충청권이 만족할만한 대안을 만들겠는지를. 행정중심이면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교육과학 중심이면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는지를. 세종시에 대해 충남이 대만족하더라도 충북은 만족할만한 상황이 오기 힘든데 충남이 크게 불만족스러워 하는 여건에서 어찌 충북이 만족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를.

충북은 충남과 다르므로 세종시에서 한발짝 비켜나자는 발상은 충북을 좀스럽게 만들고 이내 충북도 당하는 결말을 가져 오고야 만다. 공동운명체로써 혼란의 와중에 힘을 합치기는커녕 권력의 분리·고립술책에 넘어가 세종시 수정론에 침묵하거나 오히려 동조하는 경향을 심히 우려한다. 권력의 눈에 우습게 보이는 지역은 권력이 철저히 농락하는 법이다. 세종시를 수정하면 충북에서도 난리가 날 줄 알았으나 "충북은 충남과 다르다."며 해괴한 자세로 팔짱 낀 지역을 권력이 얼마나 형편없이 대할지는 보지 않아도 비디오다.

정말로 한심하지 않은가. 국가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국회와 정부에서는 세종시 원안을 수정할 경우 충남 대전은 물론 충북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북민심의 흐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데 정작 충북은 동요없이 일상에 충실하다면 행복한 건가 불행한 건가. 권력에서는 분명히 밥그릇을 회수했건만 밥그릇 빼앗긴 지역에서는 제 것 빼앗긴 줄 모르고 남의 것이라고 우겨대면 차라리 권력이 슬퍼하지 않을까.

세종시 수정론은 상식의 차원에서도 속이 보인다. 조직의 눈치를 의식하는 공무원들은 세종시에 상주하지 않아 자족성 문제가 예상된다면서 상대적으로 자유스런 분위기인 교육 과학기관 근무자들이 세종시에 상주해서 자족성을 채울 수 있다는 논리는 뚱딴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세종시에 기업체가 들어와야 충북에 도움이 된다며 고장 난 계산기 두들기는 식으로는 제 것을 아무 것도 지킬 수 없다.

-제 밥그릇 빼앗아 가는데도-

이러다간 충북도 당한다. 세종시처럼 인화성 강한 사안에 충북지역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반응은 '충북을 계속 무시해도 좋다'는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세종시만한 대형 국책사업을 찾기 힘들다. 세종시 수정을 넘어 아예 백지화 하고 전혀 딴판으로 가는데도 이성적 문제제기도, 분노할 줄도 모르는 충북 유지라는 분들은 앞으로 충북지역을 염려해 분노할 일이 없을 것이다.

세종시에 관해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마지못해 세종시 수호에 발만 걸쳐 놓은 선출직 단체장과 정치권을 비롯해 시시때때로 그 잘난 척 하던 지역유지들의 통찰력 부족이 끝내 충북을 곤경에 몰아넣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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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