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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賣國奴)만 있는 게 아니라 매향노(賣鄕奴)도 있다. 나라를 팔아먹는 대가로 개인 잇속을 챙기는 매국노는 일찍이 들어 봤으나 고향을 팔아먹는 대가로 개인 잇속을 챙기는 매향노는 최근에야 알았다. 고향을 팔아 무슨 잇속을 챙겼는지는 개인별로 더 살펴봐야겠으나 충남 공주 출신 정운찬 총리가 대표적 사례이다. 충청도민들이 오매불망 기원하는 세종시 원안 추진을 반대하고 효율성 부족이니 뭐니 하며 세종시 훼손 대열의 선두에 섰다. 정 총리 본인은 고향을 팔아 국무총리 할 사람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고향의 열망을 무시한 채 세종시 원안 불가를 고수하는 것과 청문회가 끝난 후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각종 의혹들을 볼 때 고향을 팔아 국무총리를 하고도 남을 사람으로 보인다.

-충청도 출신들이 세종시 훼손-

곰곰이 생각해 보자. 세종시 문제를 왜 총리가 떠맡는가. 세종시는 일개 총리가 좌지우지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 국정운영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이 결정할 주요 정책이다. 대통령 손에 흙 묻혀야 하는 것을 자기가 대신 흙 묻히기로 하고 받은 자리가 총리직 아닌가. 세종시 원안 추진 불가가 정 총리의 굳센 소신이라 하더라도 그 소신을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선에서 끝내야 한다. 거기 까지가 총리의 역할이다. 총리에게는 세종시 원안 추진이나 수정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 헌법은 총리에게 '대통령을 보좌하여 내각을 통할' 하는 역할을 부여 했을 뿐 대통령의 영역을 침범할 권한은 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총리가 대통령 대신 세종시 수정에 총대를 멘 이유는 물어보나 마나 아니겠는가.

세종시 건설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장관은 충남 청양 출신 정종환 장관이다. 집권여당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은 대전 출신 진수희 국회의원이다. 이들도 세종시 수정이 자신들의 소신이라고 말할지 모르나 고향의 간절한 기대를 저버리고 일신의 영달을 꾀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처럼 중앙에서 고향 발전을 위해 한 가닥 할 수 있는 인물들이 거꾸로 고향 발전에 지장을 주고 권력의 눈에 들기 위해 안간힘 쓰는 모습을 보고 어느 권력자가 이들의 고향을 의식이나 하겠는가. 그런 결과물이 세종시의 오늘 아니겠는가.

충북 청원 출신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의 경우는 어떠한가. 재경 충북출신들의 친목도모와 충북발전을 위해 설립된 충북협회의 원로회의 멤버 중 한 사람인 이 전 장관은 아예 공개 활동으로 세종시 반대에 적극 나섰다. 지난 20일 자칭 원로라는 사람들이 '세종시, 행정기관 이전 백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성명서 낭독이 있었는데 이상훈 전 장관이 대표로 성명서를 낭독했다고 한다. 또, 지난 9월 10일에는 세종시를 지속적으로 반대 해 온 선진화시민행동이란 단체가 주도한 '세종시 건설 계획 수정 촉구 지식인 성명'에도 이상훈이라는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참으로 놀랍고 참담하다. 충북도민들이 권한을 위임 하지는 않았어도 충북협회는 오랜 동안 서울 지역에서 충북을 대표해 온 민간단체다. 이런 충북협회의 원로라는 분이 충청도민들의 정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면서 고향 사람들이 피땀 흘려 지키려는 세종시에 반대해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가.

청와대의 정책을 총괄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이 누구인가. 충북 충주 출신 윤진식 경제수석이 정책실장을 겸하고 있다. 윤 실장의 세종시에 대한 소신이 어떠한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청와대가 세종시 수정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으로 봐 적어도 세종시 원안 추진 입장은 아니다. 청와대 정책실장이 세종시 정책에 관여하지 않을 리는 만무하고, 대통령의 뜻에 반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주장한다면 불협화음이 나오거나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조용하기만 하다.

세종시와 관련한 주요 포스트에 대통령만 빼고 충청도 출신들이 두루 포진해 있다. 청와대 정책실장에 윤진식, 내각에 정운찬 총리, 건설 주무 부처에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집권여당 싱크탱크에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 그런데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세종시에 관한 한 고향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 애쓰는 흔적조차 보여 주지 못했다. 오히려 매향노 소릴 들어도 싸다는 비판에 시달릴 지경이다. 말로는 세종시를 수정하더라도 충청권이 만족할만한 방향으로 추진하겠다지만 충청도민 뿐 아니라 그렇게 말하는 본인들도 믿지 않을 공상소설은 제발이지 그만 써 주기 바란다.

-매향노 소리 들어도 싸다-

세종시 수정론을 곱씹어보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충청도민들은 자기네만 생각하는 포식주의자들이고, 국가 전체의 시각을 갖추지 못한 소아병에 빠진 존재들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래서 세종시에 반대하면 지식인이고 애국자라는 착각의 틀에 매몰된 듯하다.

지켜보자. 매향노거나 아니거나 관계없이, 지식인이거나 애국자거나 무관하게 고향 사람들 가슴에 못을 박아가며 자신만의 무궁한 영광을 도모하는 부류들이 가 닿는 종착지가 어딘지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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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