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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2.18 15:50:06
  • 최종수정2021.02.18 15:50:06

장승구

세명대학교 교수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변화와 위기의 혼란 속에 처해있다. 코로나19 팬데믹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저성장과 취업난·고령화와 저출산·기후변화·미중패권경쟁 등 나라 안팎으로 총체적 변화와 위기 속에 놓여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방향성과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대안 제시는커녕 정쟁에만 몰두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동양의 고전 가운데 주역(周易)은 가장 신비한 경전으로 변화와 위기 대처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점을 보는 책으로 주역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심오한 철학과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역(易)은 변역, 변화를 뜻한다. 이 세상의 인간과 만물은 끝임 없이 변화한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음과 양이다. 양이 자라면 음이 줄어들고, 음이 자라면 양이 줄어든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도 일정한 원리가 있다. 그 변화의 원리를 파악하게 되면 우리는 변화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주역은 64괘(卦)와 384효(爻)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은 인간세상의 모든 사건과 변화를 상징한다. 주역은 끝없는 변화의 흐름으로 이 세상을 읽고,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다루고 있다. 변화 가운데서도 특히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에게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대처방식에 따라서 삶이 아주 달라질 수 있다. 예로부터 현인들은 어려운 위기 속에서 주역을 읽으며 난국을 돌파하는 지혜를 찾았다. 다산 정약용도 유배지에서 주역을 연구하면서 지혜를 통찰하고 『주역사전(周易四箋)』이라는 명저를 지었다. 우리는 과거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에 집착해서 기존의 패러다임과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곤 한다. 그러나 주역은 현실의 시대 변화를 받아들여 그것에 맞추어 살라고 한다. 수시변역(隨時變易)!

주역에 따르면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 궁즉통(窮則通)!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고 잘 인내하고 지혜롭고 바르게 처신하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교만하면 곧바로 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즉 위기 속에 기회가 숨어있기도 하고, 행운 속에 위험이 잠복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노자(老子)도 화(禍)와 복(福)은 서로 의지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아무리 잘 나가는 때라고 하더라도 늘 겸허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역에는 겸허함을 상징하는 겸(謙)괘에 가장 길한 내용이 많다.

또한 주역은 음양의 상보성(相補性)을 중시한다. 음과 양 즉 서로 상반되는 것이 조화를 이룰 때 길하고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서로 같은 것끼리만 어울리기 보다는 반대되는 성향의 타자를 포용하고 함께 할 때 일이 형통할 수 있다. 그래서 하늘(天)과 땅(地)이 서로 어울리는 지천태(地天泰)괘는 길하고, 하늘과 땅이 따로 노는 천지비(天地否)괘는 길하지 않다.

주역의 길흉 법칙을 보면 대체로 극에 도달하면 흉하게 된다. '항룡유회(亢龍有悔: 너무 높이 오른 용은 후회함이 있다)'처럼 극단적이고 자만하여 독선적인 것은 흉하게 된다. 반면에 합리적 중용을 지키는 것(得中)은 길하다. 또한 주역에서는 음효와 양효가 각각 자기의 자리에 처하는 것(得正)은 대체로 길하다, 바꾸어 말하면 각자가 자신의 능력에 알맞은 자리를 지켜야 좋다는 것이다. 주역에 의하면 변화와 위기에 처할수록 때에 맞추어 중용을 지키고, 자기 역량에 맞추어 겸허하게 행동하라고 한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현대뿐만 아니라 고대부터 수많은 위기와 고난이 연속되어 왔다. 수없는 전쟁과 전염병, 자연재해와 기근을 이겨내며 오늘의 문명을 이루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디지털 문명과 언택트 문화를 가속화시키면서 뉴 노멀을 요구하고 있다. 계절에 맞추어 옷을 바꿔 입는 것처럼 우리의 삶과 사고방식을 새롭게 환골탈태 하는 수시변역의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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