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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세종역 논란 이젠 끝내자 - 이해찬 의원의 과욕

충청권 갈등만 부추기는 '명분 없는 독주'
세종역은 출·퇴근 공무원들 배려 조치
신설땐 정착 방해, 국회·청와대 이전에도 영향
국가균형발전 철학까지 흔들

  • 웹출고시간2016.10.11 19:15:22
  • 최종수정2016.10.11 19:15:28

편집자

지겹다.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오는 KTX 세종역 논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종시를 설계한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해찬 의원의 세종역 독주를 두고 하는 쓴소리이기도 하다. 심지어 충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NGO 대표이자 교수는 '이해찬은 나쁜 사람'이라고 저격했다. 본보는 총 3회에 걸쳐 세종역 신설이 어떤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지 집중 취재했다.
[충북일보]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한 박근혜 대통령은 천안과 오송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경부·호남 KTX 분기역과 관련해 오송역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충북은 여야를 불문하고 오송분기역 유치를 위해 힘을 모았다. 이를 통해 오송역은 전국 유일의 KTX 분기역으로 탄생했다.

◇국가철도망계획 뒤흔든 국토부
국토부는 지난 2013년 2월 제2차 국가철도망계획 수정을 통해 세종역 신설을 검토했다. 이 같은 사실은 언론을 통해 확인됐다.

당시 검토된 내용은 천안·아산역에서 세종역을 거쳐 경부 KTX 대전역으로 연결되는 1안과 천안역에서 세종역을 거쳐 호남 KTX 공주역으로 이어지는 2안이다.

2013년 2월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시기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오송역을 배제한 천안~세종~대전 또는 천안~세종~공주로 이어지는 KTX 노선변경을 구상했다.

꼭 1년 뒤인 2014년 2월 세종시는 '2030 세종시 도시기본계획'에 세종역 신설을 포함시켰다. 이해찬 의원은 올해 3월 세종역 신설을 선거공약으로 채택하고, 당선 후에도 국토부를 압박하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역 논란과 관련해 국토부 공무원들의 무모함과 한때 더민주 공천에서 배제됐던 이해찬 의원의 과욕이 매칭된 산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이 문제는 지난 2012년 7월 제기됐던 '2층 KTX' 논란과 비슷한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현행 요금보다 30% 가량 저렴한 '2층 KTX'를 운행해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논리와 세종역을 신설해 오송~세종시 간 택시요금을 줄이겠다는 발상은 오로지 공무원 편의를 위한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왜 하필 이해찬 의원이 나섰나

지난 2004년 6월부터 2006년 3월까지 36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해찬 의원은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이자 7선 의원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세종시를 기획한 인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과 이 의원이 그토록 희망했던 국가균형발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그들은 공무원들이 선도적으로 세종시와 기업·혁신도시에 이주해 국가균형발전의 첨병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것이 이 땅의 공무원들이 짊어진 숙명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과 이 의원의 구상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았다. 급기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세종시를 기업도시로 변경하려고 시도했다. 충청권이 똘똘 뭉쳐 저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찬 의원은 지난 4·13 총선 대표공약으로 세종역 신설을 제시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공천에서 배제된 이 의원의 세종역 공약은 여의도 복귀의 발판이 됐다.

◇오송역·공주역 직접 영향권

세종시가 제 기능을 해야 노 전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시책이 빛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세종시 간 출·퇴근 공무원이 획기적으로 줄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국회 및 청와대까지 이전해야 한다.

그런데 세종역 신설은 출·퇴근 공무원들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다. 공무원들의 세종시 정착을 방해하는 행위다. 국회와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 시기도 크게 늦출 수 있는 사안이다.

현재 KTX 운행 속도를 보면 서울~광명(14분)의 경우 210㎞ 정도다. 광명역에서 오송역까지는 300㎞의 속도로 고속철도의 위력을 보여준다. 그런데 광명역에 정차하지 않고 천안·아산역에 정차한 뒤 오송역에도 정차하면 이 구간 역시 속도가 200㎞ 안팎으로 떨어진다.

만약 세종역을 만들어 공무원들의 출·퇴근 역으로 활용하면 각각 22㎞씩 떨어진 오송역과 공주역은 정차할 수 없다. 22㎞ 거리에서 300㎞의 속도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충청권 4개 시·도의 배려와 양보로 건설된 세종시가 지역 간 갈등을 부채질 할 수 있다.

더민주 소속 한 중진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는 더 큰 그림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 문제가 자칫 충청권 4개 시·도를 분열의 늪에 빠져 들게 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철학까지 흔들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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