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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로 재미 본 더민주, '세종역'으로 제 발목 잡나

노무현 정권 세종시 건설 추진…더민주 입지 확보
MB정권 수정안 빌미…지방선거 충청권 더민주 석권
세종역 논란 구심점 상실…새누리 공세 속수무책
'꽃놀이패' 잡은 새누리, '계륵' 떠안은 더민주

  • 웹출고시간2016.10.24 20:50:10
  • 최종수정2016.10.24 20:50:14
[충북일보] 대선을 1년 앞둔 현재 충청권 정·관가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KTX세종역이다. 새누리당에게는 '꽃놀이패'로, 더불어민주당에게는 '계륵(鷄肋)'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게 현재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더민주는 줄곧 세종시 출범의 주역을 자처했다. 과거 선거에서도 재미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지금은 세종과 관련된 현안으로 인해 충청권 4개 지자체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더민주는 조정 능력마저 상실한 상황에 직면했다. 현재 충남·북도와 대전, 세종시의 단체장은 모두 더민주 소속이다.

세종시는 노무현 정권 당시 본격 추진됐다. 이후 충청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비교적 순조롭게 세종시 건설이 진행됐다.

그러던 와중에 이명박 정권에 들어서면서 세종시 수정안이 거론됐고, 충청권 지자체와 더민주는 찰떡공조를 이루며 저지해 냈다. 대선을 앞둔 당시 새누리 박근혜 후보 역시 세종시 원안 추진을 약속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세종시에 대한 새누리당의 곱지 않은 시각을 확인한 충청권 민심은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단체장을 모두 더민주 소속에게 맡겼다. 비단 세종시만을 지키기 위한 선택은 아니었지만, 수정안 논란에 따른 불안감을 완전히 털어버리지는 못한 결과였다.

더민주 입장에서는 세종시가 더할 나위 없는 효자노릇을 한 셈이다.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KTX세종역 신설 논란이 불거지면서 더민주는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몰렸다.

7선의 이해찬(세종) 의원과 이춘희 세종시장이 세종역 신설을 추진하자 이시종 충북지사는 펄쩍 뛰었다. 충북 정치권과 새누리당 중앙당 역시 세종역 신설 저지를 위한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충북도의회와 충남도의회, 청주시의회, 공주시의회 등 충청권 지방의회도 세종역 백지화를 위한 연대를 구축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더민주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세에도 속수무책이다.

더민주 소속인 이시종 지사가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에 세종역 추진 철회를 간곡하게 요청하고 있는데도 이들의 입은 좀체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충북을 방문,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 문재인 전 대표 역시 "더민주 소속 단체장과 국회의원이 많기 때문에 각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두루숭물하게 답변, 지역 내 실망감을 키웠다.

반면 새누리는 세종역 논란을 계기로 추후 충청권에서 대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뚜렷하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지난 22일 충북 민생탐방 과정에서 "KTX세종역 건설은 반대한다"며 "SOC사업은 원칙이 중요한데, 힘 있는 정치인의 입김이나 특정지역의 목소리가 높다고 정책결정이 좌지우지돼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 역시 이 지사와 면담에서 "세종역 건설은 어불성설"이라며 "세종역을 신설하면 KTX를 완행열차화로 만드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당내 입장은커녕 구심점마저 변변찮은 더민주와는 사뭇 비교되는 태도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세종역 논란에 대처하는 여야 지도부의 입장 차이가 확연하다"며 "대선을 앞두고 충청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사안에 대해 더민주는 수세에 몰린 입장이며, 향후 태도 변화에 따라 표심이 엇갈릴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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