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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8.30 15:34:08
  • 최종수정2021.08.30 15:34:08

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칠팔월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더위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진자 소식에 저마다 숨가쁜 여름을 보냈다. 잊을만하면 아기들에 관한 슬픈 소식 또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고 어른들을 당황스럽게 하곤 했다. 근래에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신생아 소식까지 있어 너무도 엽기적이고 끔찍한 일들이 평범한 일상들을 헤집어 놓곤 한다.

오늘도 20개월 된 아기가 폭력으로 사망을 했던 사건과 그 중심에 선 양부에 대한 뉴스가 또다시 공분을 사고 있다. 유난히 어린 아기들에 관한 사건과 사고 관련 뉴스가 끊이질 않아 많은 사람들을 더 우울감에 빠뜨리고 삶의 의욕도 저하시키고 있다.

그나마 무더운 여름, 잠시라도 숨통이 트일 수 있었던 것을 애써 찾아보니 도쿄올림픽이다.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이어진 도쿄올림픽과 지금 진행되고 있는 도쿄 패럴림픽이다. 도쿄 패럴림픽은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이어진다. 메달 소식도 메달 소식이지만 다양한 이야기들이 우리들에게 즐겁고 행복하고 때로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맛보는 반갑고 기쁜 소식들이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패럴림픽에서 전해지는 선수들의 뭉클한 이야기들이 갈증을 식혀주는 샘물과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단순한 감동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후일담 또한 행복한 파문으로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건 폴란드 창던지기 선수 마리아 안드레이칙이 선사한 감동은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으며 또한 다양한 사람들이 동참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는 채 식지도 않은 따끈따끈한 메달을 팔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이유가 궁금했다.

마리아 안드레이칙은 페이스북을 통해 얼굴도 모르는 생후 8개월 된 아기의 심장병 수술비를 지원하기 위해 메달을 경매로 내 놓았다. 그녀는 메달의 소중한 의미는 마음에 있다고 하며 한 생명을 구하는 일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는데, 이 감동은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폴란드 편의점 체인업체 자브카가 메달을 낙찰 받았으며 아기의 심장병 수술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또한 그는 아름답고 고귀한 올림픽 선수에게 감동을 받아 지원하게 됐다고 하며 은메달을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감동은 감동으로 이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일 탈레반이 점령해 아수라장이 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는 아기만이라도 살려보겠다며 철조망 너머 미군에게 아기를 넘기는 장면들이 소개되곤 했다. 그런가하면 한국의 탁구선수 신유빈 선수도 기부천사가 됐다. 소아 청소년 환자를 위해 수익금 8천만 원을 기부한 것이다. 올림픽에서 받은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 이미 보육원 아이들과 탁구 꿈나무들을 위해서 여러 차례 선행을 베풀었던 신유빈 선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줬다.

가까스로 어려움 속을 뚫고 무사히 한국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에 대한 사연 또한 감동적이다. 더구나 어린이와 아기들이 많아 그들을 위한 관심과 사랑은 어두운 터널을 지날 수 있게 했고 무섭고 두려운 시간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게 했다. 서로 함께 했으므로 가능했던 일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손을 흔들던 가족들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아이들의 밝은 모습도 자꾸 눈앞에 아른거린다. 국경과 언어와 문화를 초월해 모두가 편안하고 건강하게 적응해서 행복한 길, 의미 있는 미래를 개척해 나가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감동의 릴레이는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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