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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등'을 생각하니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수업 시간에 있었던 상황을 떠올리면 그림처럼 펼쳐지는 주인공들이 웃음을 선사해준다.

'등' 하면 연상되는 것이 참 많다.

사람과 동물의 몸통에서 가슴과 배의 반대쪽 부분을 가리키기도 하며, 관용구나 속담에서도 등이 쓰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등을 떠밀다', '등을 벗겨 먹다', '등 치고 배 만진다'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며 자주 들을 수 있다.

한국어 교실에서 예시하기에 대한 수업을 할 때였다. 어려운 말을 설명할 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쉽게 예를 들어 보이는 것이라고 알려주며 실제적인 예를 들어 보였다.

예를 들어 보일 때는 다음과 같이 말해요.

동물의 예를 들면 개, 고양이, 닭, 호랑이 등이 있습니다.

동물에는 개, 고양이, 닭, 호랑이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하며 칠판에 판서를 했다. 그리고 따라 읽도록 했다. 그 때였다. 질문이 하나 날아왔다. 문장을 따라 읽던 러시아에서 온 2학년 친구의 질문이다.

"선생님, 등이 뭐예요· 등이 무슨 동물이에요·"

여러 동물의 이름이 나열 되다가 끝에 등이 나오니까 동물이라고 생각했던지 질문을 한 것이다.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한국어를 제법 잘하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친구가 자신의 등을 가리키고 질문을 한 친구의 등을 직접 알려주며 야무지게 질문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건 동물이 아니라, 여기 등이잖아. 동물들은 다 등이 있으니까."

나는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의 묻고 답하는 귀여운 상황이 꽤나 그럴 듯하며 참 사랑스러웠다. 혹시나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폭넓게 생각하는 능력이 움츠러들까봐 크게 웃지 못 하고, 질문을 한 친구와 설명을 해 준 친구에게 칭찬을 해 주었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를 함께 살펴보면서 흥미를 갖도록 했다. 밤, 눈, 다리, 배 등을 이야기하면서 친구들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붙었다. 특히 '배'를 이야기 할 때는 먹는 배, 바다에서 타는 배, 사람의 배라고 하며 모두 자신의 배를 가리키고 친구의 배를 가리키며 흥미로워했다.

그 순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의존 명사이며 그 밖에도 같은 종류의 것이 더 있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몇 가지 예를 더 들어 주었다.

꽃에는 장미, 무궁화, 해바라기 등이 있어요.

국가에는 한국, 러시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이 있어요.

우리 한국어 교실에는 ○○○○, ○○○○, ○○○ 등이 있어요.

그리고 더 익숙하고 친근해지도록 좋아하는 음식이나 학용품 등을 이야기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내 뇌리에도 다양한 '등'이 스쳐갔다. 오월에 걸맞게 곱게 수놓은 연등이 지나가고, 어둠을 밝히는 등도 지나가고, 마음을 밝혀주는 등이 되어주는 스승의 미소도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등은 신체의 일부분이기도 하면서 어둠이나 미래를 밝히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듯하다.

그 밖에도 같은 종류의 것이 더 있다는 것을 뜻하는 의존 명사 '등' 역시 이렇게 마법처럼 웃음을 선사해줄 줄 누가 알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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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