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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과테말라 커피를 주문했다. 중국에서 온 중국어 선생님도 같은 것으로 주문을 했다. 베트남에서 온 베트남어 선생님은 녹차라떼를 선택했다. 나는 평소 신맛을 매우 좋아해서 커피도 신맛이 매력적인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 찾은 카페에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없고 대신 신맛을 느낄 수 있는 과테말라 커피가 있다고 추천을 해 준 것이다. 그래서 그것으로 주문을 하게 되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기까지 여러 번의 질문이 오고갔다. 그리고 중국어 선생님과 베트남어 선생님에게도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묻고 생각하고 대답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일상생활에서도 크고 작은 질문이 오가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완성되어가고 삶이 채워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구기 종목에서 운동선수가 누군가에게 볼을 패스하고 그 선수가 또 다른 선수에게 패스해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것처럼, 질문도 매한가지이리라. 가까운 사람과 늘 주고받는 질문은 굳이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며, 좀 거리감이 있거나 낯선 사람, 혹은 좀 어려운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질문은 다소 부담이 실린 질문으로 다가온다.

중국어 선생님, 베트남어 선생님하고 우리들은 함께 근무를 하면서 꽤 오랜 시간을 같이 지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를 잘 알게 되었다. 누가 무엇을 좋아하고 즐겨 먹는 음식이 무엇인지, 혹은 반대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며 즐겨 먹지 않는 음식은 또 무엇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어쩌다가 가끔 새로운 질문이 생겨도 우리들에게는 늘 즐거운 질문이 되곤 한다. 문득 새삼스럽게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나에게는 유난히 질문을 자주하는 몇몇 제자들이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그림을 잘 그리는 제자가 있는데 자주 연락을 한다. 명절에도 잊지 않고 명절 인사를 한다. 그리고 직접 그린 그림 작품들을 찍어서 사진으로 보내온다. 완성된 작품을 보낼 때가 더 많지만 좀 정밀하고 시간을 많이 요구하는 작품은 시작부터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몇 번에 걸쳐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보내오기도 한다. 그러면서 종종 작품에 대한 질문을 할 때도 있다. 민화를 그리거나 수묵화를 그릴 때는 질문이 더 많아지곤 한다. 그렇게 질문과 대답이 소통으로 이어지며 우리는 이제 서로 즐거운 질문을 찾게 된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묻기도 하고, 한국에서 생활하며 궁금한 것은 늘 질문한다. 어느새 질문을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러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한번은 질문에 앞서 이런 메시지가 먼저 왔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궁금한 거 있어요. 혹시 물어봐도 돼요?'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답장을 보냈다. 그러자 '입춘대길'이라고 쓴 입춘방 사진을 보내왔다. 지금 살고 있는 집 대문에 붙어있는데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입춘에 벽이나 문, 문지방에 붙이는 글로 좋은 일을 기원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자, 잊지 않고 알려줘서 감사하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와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한 제자는 일을 하면서도 한국어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하고 있다. 책을 읽다가 유익한 내용이 있으면 사진으로 찍어 보내기도 하고, 생활하다가 모르는 단어를 듣거나 접하게 되면 메모했다가 질문을 하곤 한다. 근래에는 '뭇사람', '흑돼지', '쿨하다', '사내 맞선', '간병비', '어느덧' 등등 수시로 질문을 보내온다.

오늘도 즐거운 질문이 즐거운 대화가 되고 따뜻한 소통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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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