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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1.16 14:47:08
  • 최종수정2024.01.16 14:47:08

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해마다 1월이면 마음은 분주하지만 시간적으로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올해도 읽고 싶었던 책을 읽으면서 좀 미루어 두었던 일을 하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여러 가지 일정 중, 오늘은 먼저 안경점에 들러 시력 체크를 하고 안경을 손보기로 했다. 자주 가는 곳이어서 안경점 안에 있는 화분들 하나하나까지도 눈에 들어왔다. 게발선인장이 꽃을 화려하게 늘어뜨리고 창밖을 보고 있었다. 노란 장미는 꽃봉오리를 한껏 부풀려 개화를 앞두고 있었고, 해피트리도 화분 밑동에 반짝이는 어린 새싹을 돌보고 있었다. 사거리 모퉁이에 있는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추며 그동안 밀려있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코로나19로 기간만료일이 지난 지 꽤 된 여권을 신청하기 위해 여권 사진을 찍으러 갔다. 먼저 와 사진을 찍고 기다리는 노부부가 있었는데 여자는 의자에 앉아 졸고 있고 남자는 왔다갔다하며 사진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관은 한산한 편이었다. 그래서 바로 사진을 찍고 좀 기다리면 된다고 해서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사진관 문이 열리더니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들어왔다. 초등학생을 데리고 온 가족이 있고,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삼삼오오 즐거운 표정의 일행들이 들이닥쳐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게 되었다. 이어서 또 문이 열리더니 줄을 선 사람들 사이로 개를 안고 들어온 여자가 다짜고짜 빨리 사진을 찍어달라고 재촉을 하며 앞으로 나섰다. 머리는 산발을 한 채였고 표정이 없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뭐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의 행색을 살필 뿐이었다. 사진을 찍던 사진관 주인이 개를 안고 재촉하는 여자를 보며 순서대로 기다렸다가 찍어야 한다고 하자 기다려야 하느냐고 되묻고는 그대로 서 있었다. 한참 뒤 본인 차례가 되었는데도, 조금 전에 재촉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아무 표정이 없다. 사진관 주인이 거울을 보고 사진 찍을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하니까 그냥 찍으면 된단다. 사진관 주인이 다시 머리를 보며 사진을 찍으려면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하는데도 상관이 없다고 하면서 카메라 앞에 가서 앉았다. 결국 사진관 주인이 카메라를 켜고 머리를 정리해 주려고 하자 그녀가 안고 있던 개가 짖어대기 시작했다. 결국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크게 무어라 하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저마다 내심 불편한 기색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여권 사진을 찾아 구청에 여권을 신청하러 갔다. 서류를 작성하고 역시 순서를 기다렸다가 접수를 하고 나왔다. 8일 뒤에 여권이 나올 것이며, 문자로 연락을 하면 찾으러 오라고 했다. 밀린 과제를 하는 느낌이었는데 일부 과제를 끝낸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밖으로 나오니 하늘이 맑고 공기가 차게 느껴졌다. 찬 느낌이 싫지 않았으며 깊게 호흡을 하며 하늘을 바라보니 가는 낮달이 빙긋이 웃고 있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으니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장편소설, 그림동화책, 역사 동시집, 거기다가 동인지까지 해서 여러 장르의 작품들이 내 손을 거쳐 간 것도 있고 아직 읽다 만 것도 있었다. 그림동화를 통하여 동심을 발견하기도 하고, 동시집을 통하여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특별히 역사 동시집을 통하여 유적지를 돌아보며 역사적인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도 즐거운 일 중의 하나로 기억에 남았다. 소설은 조금 무거운 주제였지만 역사적인 아픔을 기본 바탕에 두고 있어서 역시 읽는 내내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1월에는 방학을 통하여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갖는다. 1년을 계획하기도 하며 여유 있게 쉬기도 하고 미루었던 일이나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도 한다.

잠시 멈춤의 시간은 작고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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