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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지금 우리들은 특별한 길을 걷고 있다. 우리는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좋을 예측하기 힘겨운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셈이다. 캐럴이 사라진 12월, 크리스마스트리를 찾아보기 어려운 아주 특별한 12월을 맞이하고 있다.

2020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온라인으로 학생들을 만났으며 그 수업도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결혼이민자들과 함께 해 온 한국어 수업에서는 마지막 시간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기로 했다. 해마다 쉽게 볼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트리조차 볼 수 없으니, 아쉬움에 모두 집안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장식하기로 했다. 수업 전에 미리 크리스마스트리 재료를 구매하여 각 가정에 도착하도록 하고 먼저 개봉하지 않도록 약속을 했다. 대신 가족들에게 쓸 크리스마스카드나 편지를 구상하도록 과제를 제시하였다.

온라인 수업이지만 막상 수업시간이 되니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가족들이 함께 동참을 했고, 들뜬 아이들의 목소리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은 언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느냐고 물었고 우리 학습자들은 카드 내용을 써야하는 고민에 빠졌다. 덕담을 주고받듯이 이야기를 나누며 카드와 편지 쓰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 카드와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함께 공유하는 따뜻한 시간을 가졌다. 너무 어렵다며 못 쓰겠다고 하는 학습자는 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하도록 하고, 화면을 공유하여 그대로 쓰면서 보여주기도 했다. 대부분 학습자들은 스스로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표현했다.

베트남이 고향인 한 학습자는 올해 아들을 낳았다. 친정 부모님을 초청하여 함께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이런 내용으로 크리스마스카드를 썼다.

'올해 받은 제일 큰 크리스마스 선물은 아들입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곁에 머물러줘서 고맙습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쉼터가 되어줘서 감사합니다. 가족들과 함께하시는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한편, 라오스가 고향인 학습자는 초등학교 학생인 아들과 함께 참여했으며, 이렇게 크리스마스카드를 썼다.

'우리엄마 라오스 있으면 아파서 하지마세요. 건강하세요. 행북합니다. 라오스에서 온 우리가족이 건강하세요. 행북 잘라요. 감사합니다. 아빠 크리스마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우리가족 잘 보고 행북살라요.'

한국에 와서 농사를 짓느라 한국어 수업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던 학습자는 다소 틀린 부분이 있지만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표현했다. 라오스에 계신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하라는 표현을 했고 남편에게도 감사하다는 말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내용으로 썼다.

필리핀이 고향인 학습자는 세 명의 아이들과 동참했다. 그리고 먼저 카드를 써서 공유했다.

'우리 가족 항상 내 곁에 있어주고 크리스마스 추억을 특별하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너희 모두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잊지 말고, 우리 가족 늘 항상 건강하고 오래오래 함께 살아요. 사랑해!!!'

그러자 초등학생인 딸도 엄마에게 카드를 써서 공유했다.

'엄마, 안녕하세요? 저희에게 여러 가지 음식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주세요. 사랑해요.'

태국이 고향인 학습자는 아들에게, 우즈베키스탄이 고향인 학습자는 남편에게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남겼다. 모두 지금은 힘들지만 건강하고 행복하자는 말과 사랑한다는 메시지로 따뜻한 온기를 더해주었다. 이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카드와 편지를 포함하여 장식을 하고 가족들과 사진을 찍어 함께 행복을 나누었다.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트리와 웃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깃든 그들의 보금자리가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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