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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국화꽃 향기가 집안 가득 퍼지고 있다. 12월 끝자락에도 국화꽃이 한창이다. 옥천에서 꽃가게를 하는 지인이 늦여름에 일찌감치 선사한 귀한 꽃이다. 그런 만큼 늘 눈인사를 하며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잘 챙겨 줬다. 그러자 이른 가을부터 보랏빛 국화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꽃망울이 차례로 피었다가 지며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국화꽃 향기가 먼저 반겨준다. 베란다로 들어오는 햇살이 안쪽으로 깊어질수록 계절도 어느새 가을을 지나 겨울로 깊어지고 있다. 기온이 뚝뚝 떨어지자 베란다에 있던 화분들을 거실로 이사했다.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어찌나 따뜻하고 풍성해 온화한지 볕이 드는 날에는 한없이 너그러운 부자가 되곤 한다. 진한 국화향이 좋아서 커피도 멀찌감치 앉아서 마실 정도다. 혹시라도 국화향기에 커피향이 방해가 되지나 않을까? 아니면 반대로 커피향기에 국화향이 좋지 못한 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염려가 돼서다.

어쩌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꽃과 나무는 물론 사람들이야 굳이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다행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기분 좋은 향기에 취하게 된다. 해마다 나는 12월이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사색을 즐기는 편이다. 그런 습관은 은근한 향기에 젖게 되고 덩달아 그 향기에 감사함도 느끼게 된다. 특별히 올해는 국화향기의 기억에 12월이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아울러 몇 가지 특별한 기억들을 떠올려 본다.

며칠 전에는 21년도 더 된 세탁기를 새것으로 바꿨다. 헌 세탁기를 보내며 그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에게서 특별한 향기가 느껴졌던 것이다. 세탁기 뒤쪽 손이 닿지 않은 곳에 쌓인 먼지와 거미줄이 고스란히 시간을 동여매고 있었다. 그의 요란하지 않은 성품과 묵묵함에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교차됐다. 긴 시간 함께해온 세월이 향기롭게 다가왔다가 지나갔다. 또한 1년간 함께 한국어 공부를 한 제자들의 향기도 긴 여운으로 남는다.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던 학생들이 가끔 안부를 묻거나 질문을 해온다. 오늘 아침에도 메시지로 질문을 받았다. 한국어를 곧잘 하는 카자흐스탄에서 온 학생인데, 학교 체험활동 일정표를 보며 모르는 것을 물어 온 것이다. '안녕하세요? 탑승 뭐예요?' 일정표에 버스에 탑승하는 시간이 나와 있었는데, 탑승이 무엇인지 몰랐던 것이다. 알려주고 나니 고맙다는 말이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전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학생이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방학하는 것보다 학교에 등교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제자는 이야기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방학에는 선생님과 만날 수 없고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 방학이 싫단다. 그런 녀석이 크리스마스가 되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나도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는 답장을 했다. 그러자 다시 메시지가 날아왔다. '전 오늘 너무 슬퍼요.' 라는 메시지였다. 괜스레 신경이 쓰여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다. 크리스마스에 교회에서 율동을 하기로 했는데, 다 외우질 못했다는 것이다. 나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너는 할 수 있어! 선생님이 응원할게~ 오늘 한번만 더 연습하고 교회에 가면 잘 할 수 있을 거야. 파이팅!' 이라고 보냈다.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경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기분 좋을 때 짓는 녀석의 표정이 선명하게 떠올라 향기로웠다.

12월의 끝자락, 국화꽃 향기에 힘입어 만물의 고유한 향기들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여길 수 없음에 오늘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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