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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토마토가 도착했다. 며칠 전 택배로 주문한 토마토가 도착한 것이다.

나는 토마토를 매우 좋아한다. 여느 사람들처럼 사과나 배, 포도를 먹듯이 과일처럼 먹는 것이 아니라 조리를 해서 먹는다. 그래서 많은 양의 토마토를 한꺼번에 주문하곤 한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 유럽 속담이 있을 정도로 토마토는 매우 유익한 채소로 알려져 있다. 토마토에 들어있는 글루타민산은 맛을 좋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글루타민산이 많이 함유된 멸치나 다시마를 요리에 쓴 것과 같이, 세계 여러 국가에서는 토마토를 소스의 기본 재료로 쓰고 있다.

그래서일까· 토마토 김치가 소개되고 있고 토마토 주스는 물론 토마토 스파게티 등 토마토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에 대한 정보를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특히 베트남의 토마토 국수나 토마토 파스타, 스페인의 전통음식인 차가운 수프 가스파초 등과 같은 음식은 꽤나 유명한 음식들이다.

한국어 교실에 나오는 외국인들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느끼는 토마토에 대한 공통점이 있다. 토마토에 대한 생각이 거의 비슷하다. 과일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토마토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고 한다. 케이크 위에 장식하기 위해 올린 방울토마토 또한 너무 이상하게 보였다는 이야기도 하며 서로 맞장구를 친다. 한편, 어느 결혼이민자는 토마토를 가지고 요리를 하다가 시어머니와 다투었다는,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가슴 아팠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결혼이민자는 토마토를 볶거나 국을 끓이고 소스를 만들어 먹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시어머니 눈에는 마치 과일을 가지고 장난을 하는 것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어쩌면 한국 사람들은 흔히 토마토를 과일처럼 그대로 먹기 때문에 채소보다도 과일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어머니와 딸이 나무 아래에 앉아 토마토를 사과처럼 통째로 먹는 장면이 나온다. 보통 한국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익숙한 모습이지만 다수의 외국인들에게는 낯선 풍경일 것이다.

또한 매년 8월, 토마토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여는 강원도 화천 토마토 축제가 생각나기도 한다. 이 축제는 2003년에 시작되었으며 스페인 부뇰 토마토 축제에 뿌리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자리를 굳힌 스페인 부뇰 토마토 축제는 8월 마지막 수요일에 열린다. 오전 11시에 시작해서 아쉽게도 1시간 동안만 열리는 토마토 축제로 3만 명이 참여하며 40여 톤의 토마토를 소비한다. 이 축제는 다소 과격해질 수 있는 축제인 만큼 참여자가 반드시 지키고 따라야 하는 수칙이 있다. 잘 익은 토마토라도 손으로 꽉 쥐어 으깬 뒤에 던져야 하며, 슬리퍼나 샌들을 신어서는 안 되며 쉽게 벗겨지지 않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특히 토마토가 눈에 들어가면 따갑기 때문에 눈을 보호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위험한 물건을 소지해서는 안 되며 다른 사람의 옷을 당기거나 찢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토마토를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과 축제가 끝난 뒤 청소를 하게 될 소방차의 길을 내줘야 한다. 스페인 부뇰 토마토 축제가 자리를 잡게 되자, 세계 여러 나라에서 토마토 축제가 이어지고 있다.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중국 광둥, 미국 네바다 주, 인도 카르나타카 주 등에서 토마토 축제와 토마토 싸움이 열리고 있다.

토마토 상자를 여니 고만고만한 토마토가 탱글탱글하다. 크고 작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토마토, 다양한 문화를 지니고 있는 토마토를 보니 새삼스레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작은 토마토에 깃든 크고 작은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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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