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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제자가 찬바람 속에 목화꽃을 들고 걸어왔다.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될, 아직은 중학생인 제자가 꽃과 편지를 들고 찾아왔다. 제자는 수줍은 듯 꽃을 내밀며 작은 소리로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꽃 속에 편지가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별은 언제 맞닥뜨리더라도 참 어렵고 어색한 것 같다.

내가 아끼는 제자는 러시아가 고향이며 외가이기도 하다.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며 중학교에 입학을 했다. 그리고 이번에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된 것이다. 총명한 제자는 확고한 꿈이 있다. 소아암 전문의사가 되어 소아암 환자들을 돌보는 게 꿈이라고 했다. 대화를 하다보면 따뜻한 감성을 지니고 있어 늘 정이 느껴지는 제자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선생님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긴 시간 정성들여서 썼을 작고 예쁜 글씨의 편지에도 따뜻함이 깃들어 있다. 다소 어색한 표현도 있지만 참 기특하고 고마운 편지다.

편지를 그대로 옮겨 본다.

사랑하는 심재숙 선생님에게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너무 친절합니다.

저는 한국어를 배울 때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심재숙 선생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계속 맛있는 음식을 줬습니다. 감사합니다.*^^*

러시아 학생들이 너무 시끄러우니까 진짜 죄송합니다.

선생님 한국어 수업을 너무 재미있게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앞으로 아프지 마세요!!!

당신이 내 선생님이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저는 당신의 교훈을 매우 그리워할 것입니다.ㅠ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보송보송 새하얀 목화꽃 속에 제자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편지 가득 따뜻한 마음도 그대로 전해진다.

마침 내가 영화를 보기로 한 주말이었기에 제자와 같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평소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면 영화관엘 자주 가는 편이다. 이번 주말이 바로 그런 날이었고 러시아에서 온 제자와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늘 학생들을 만나는 내가 조금이라도 학생들의 심리를 이해하고자 선택한 영화는 '시동'이었다. 영화 속 주인공 세대인 제자와 함께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우연의 일치 치고 꽤 괜찮은 시간이었다.

영화는 아직 되고 싶은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이 없는 반항아들의 이야기에 가깝다. 답답하고 지긋지긋한 학교나 공부로부터 벗어나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인공은 직접 세상과 만나게 된다. 낯선 사람과 세상을 만나면서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거친 잔소리가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제자와 함께한 시간, 영화 속 인물을 통하여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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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