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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꽃이 피었다. 꽃이 활짝 피었다. 온화한 기운에 만물에 물이 오르고 초록빛이 돈다. 그러고 보니 곧 청명이다. 하지만 맘 놓고 꽃구경을 할 수 없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외출이 어렵고 사람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운 봄을 맞이하고 보니, 피는 꽃도 슬며시 눈치를 보며 고개를 내미는 듯하고 꽃을 보는 사람도 환호하며 꽃을 반길 수가 없는 실정이다. 먼발치에서 꽃나무를 보고, 창밖으로 꽃길을 본다.

그러다 보니 휴대폰으로 보내 온 사진 한 장도 귀하고 반갑다. 아울러 따뜻한 뉴스도 긴 여운으로 남는다. 그 힘으로 코로나19와의 어려움을 잘 견뎌내고 있다.

사진 한 장이 휴대폰 카카오톡으로 왔다. 베트남이 고향인 제자가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 사진을 보내 온 것이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제자는 코로나19로 아직 학교에 나기지 못하고 있다. 사진을 보는 순간 마음이 환해졌다. 꽃 사진을 보고 또 보면서 꽃구경을 실컷 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에 유학을 와 대학원에서 같이 공부했던, 지금은 중국에 있는 교수도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쑥으로 만든 떡 사진이었다. 반가움에 떡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청명단자'라고 했다. 곧 청명이니, 이 절기에 먹는 떡이라고 했다. 우리는 서로 따뜻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외출을 자제하며 조금은 가라앉은 기분으로 생활하던 서로가 그 마음을 알기에 서로 안부를 물으며 마음에 온기가 느껴지고 더불어 환해졌다.

속속 따뜻한 뉴스가 들려와 그 감동을 나누면서 살만한 세상이라며 저마다 가슴에 옹달샘 하나씩 들여놓는다. 맑은 물을 퍼내듯 되새기며 감동을 나누고, 그 나눔이 이어져 또 다른 감동이 된다. 손으로 만든 마스크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해달라며 수줍게 내미는 80대 어르신의 마음, 마스크와 아껴 모은 용돈을 두고 사라지던 어린 남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 달라며 퇴직금을 쾌척한 택시 기사, 부자만 돕는 줄 알았다며 마스크와 사탕을 슬며시 놓고 사라지던 사람, 너무 적어서 죄송하다며 지체장애인이 두고 간…. 그들이 남긴 긴 여운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따뜻한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소개되는 미담과 손편지마다 여느 이야기나 글보다 감동적이다. 다음은 한 파출소에 마스크와 함께 놓고 간 편지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기 바로 앞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체3급 장애인입니다.

회사에서 받은 마스크가 많아서 조금 나누려고 합니다.

부디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니 저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용기를 내서 줍니다.

너무 작아서 죄송합니다.

위험할 때 가장 먼저 와주시고 하는 모습이 멋있고 자랑스럽습니다.

이 편지를 읽는 순간 눈물이 핑 돌면서 그동안 움츠리면서 마냥 기다렸던 평소 생활로의 복귀가 멀지않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우리 주변엔 이렇게 따뜻하고 귀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위로를 받으며 지금 있는 자리가 보금자리라는 고마운 마음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코로나19로 활동을 줄이고 불안한 아주 특별한 봄을 맞이하고 있는 올해에는 유난히 3음절의 단어들이 귓전을 맴돌았다.

코로나 신천지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 비대면 가급적 마스크 줄서기 손씻기 무관중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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