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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땀이 비 오듯 한다. 이열치열이라고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해 뜨끈한 '추억탕'을 먹고 나니 이마에서 땀이 흐른다. 비록 땀은 흘렸지만 '추억탕'을 먹으니 유난히 기분 좋고 개운하다. '추억탕' 생각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나오고 행복해진다.

흔히 삼복더위에는 복달임하기 위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삼계탕이다, 염소탕이다, 혹은 장어나 추어탕 등을 쫓아 정해진 식당가로 모이게 마련이다. 몇몇 식당들은 삼복 대목을 맞이하게 된다.

오늘은 특별한 사람들과 점심 식사를 했다. 같이 식사를 한 사람은 중국이 고향인 유학생으로 한국에 온 지 10년이 넘었다. 부부가 중국 사람으로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이며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에서 그의 친정어머니가 오신 것이다. 요리솜씨가 좋은 그의 어머니는 다양한 중국 음식을 만들어 선보인다. 몇 번인가 내 몫으로도 중국 음식을 챙겨주시는 바람에, 앉아서 특별한 중국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편식을 하지 않는 나는 세계 각지의 음식을 거의 다 먹는 편이다. 고마운 마음에 이번에는 내가 한국 음식을 대접하기로 했다. 그래서 바로 그 '추억탕'을 먹은 것이다.

'추억탕'을 먹게 된 이유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번진다.

임신 중인 유학생과 대화를 하다가 여름에는 삼계탕과 추어탕을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런데 한국에서 꽤 오래 살았는데도 추어탕을 못 먹어봤다고 했다. 깜짝 놀라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선생님! 추억탕은 추억으로 먹는 음식이니까 잘 차린 음식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가격이 비쌀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번도 못 먹었어요."

나는 그 말에 또 한 번 놀랐고 자꾸 웃음이 나왔다.

"그럼 이번에 내가 추어탕을 살게요. 한번 먹어봐요.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아 몸에 좋은 음식이에요."

"선생님, 추억탕 너무 비싼 것 아니에요·"

중국 유학생은 추어탕을 '추억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어에서는 받침이 없거나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어탕'을 'ㄱ'이 들어간 '추억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추억이라는 의미를 더해서 스스로 비쌀 것으로 추측했던 것이다.

이런 사연으로 이번에 '추억탕' 같은 추어탕을 먹게 된 것이다.

한번은 '추억탕'에 얽힌 사건을 어느 모임에서 이야기하자 모두 재미있다고 그럴듯하다며 함께 웃었다. 그 중 농담을 잘하는 한 사람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추워탕' 이라고.

추어탕이 추억탕이 되었다가 이번에는 추워탕이 된 셈이다. 추어탕이 잠시 국경을 넘어 추억탕이 되었다가 웃음이 더해지니 추워탕으로까지 확장된 매우 흥미로운 음식이 된 것 같다.

김치와 깍두기가 먼저 나오고 뚝배기에 뜨거운 추어탕이 나오자, 식탁을 보며 우리는 또 눈길이 마주치자 웃었다. '추억탕'이라고 생각하여 화려한 밥상을 상상했던…….

유학생이 그의 어머니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우리는 셋이서 더 크게 웃었다. 웃음을 반찬 삼아 뚝배기에 담긴 뜨거운 추어탕을 먹었다. 맛있게 먹는 모녀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맛있게 먹고 식당을 나서는데, 유학생 어머니께서 뭔가 담긴 가방을 내게 건넸다.

'쫑즈'를 직접 만들어 냉동에 얼렸다가 봉지에 담아 가지고 오셨단다. 냉동실에 넣어 두고 아침에 먹으면 좋다고 했다. 쫑즈를 만들기 위해서 직접 중국에서 갈댓잎을 가져왔다는 말씀도 빠뜨리지 않고 해 주셨다.

한여름에 뜨거운 추어탕을 먹고, 얼려서 냉기가 도는 쫑즈를 받아들고 보니 만감이 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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