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4.4℃
  • 흐림강릉 20.2℃
  • 구름많음서울 25.1℃
  • 흐림충주 24.2℃
  • 맑음서산 25.7℃
  • 구름많음청주 25.9℃
  • 구름많음대전 26.6℃
  • 흐림추풍령 21.8℃
  • 흐림대구 23.6℃
  • 흐림울산 21.1℃
  • 맑음광주 28.5℃
  • 구름많음부산 26.2℃
  • 맑음고창 29.0℃
  • 구름많음홍성(예) 25.7℃
  • 맑음제주 27.4℃
  • 구름많음고산 28.3℃
  • 흐림강화 23.4℃
  • 흐림제천 21.3℃
  • 흐림보은 22.9℃
  • 맑음천안 24.7℃
  • 맑음보령 27.7℃
  • 맑음부여 26.6℃
  • 구름많음금산 25.3℃
  • 구름많음강진군 28.5℃
  • 흐림경주시 20.4℃
  • 구름많음거제 25.4℃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9.12.08 15:00:48
  • 최종수정2019.12.08 15:00:48

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선생님, 선생님~"

숨이 턱에 차도록 급하게 달려 온 아이가 선생님을 부른다. 인사할 겨를도 없이 선생님을 부르면서 등에 멘 축 늘어진 가방을 내려선 지퍼를 여는 손이 더 빨라진다. 궁금해진 친구들이 모여든다.

의문의 가방에서 '사과, 소금, 과일칼'이 나온다. 베트남에서 온 아이의 표정이 꽃처럼 환해진다. 나머지 친구들의 얼굴은 눈망울이 뙤록뙤록 온통 호기심 천국이다. 러시아를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필리핀, 태국,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온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반면 내 마음은 따뜻해졌고 얼굴에는 자꾸만 웃음이 번졌다. 그도 그럴 것이, 베트남에서 온 아이와 처음 만난 봄, 신학기를 돌아보면 지금의 모습이 얼마나 의젓하고 대견스러운지 모른다. 걸핏하면 거친 말을 하고 소리부터 질러서 힘들게 했었는데…. 관심과 칭찬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는 사과를 나누어 먹으려고 과일칼까지 가지고 왔다. 난 그 마음을 알기에 위험하지만 칭찬부터 해 주었다. 아이가 사과를 직접 깎으려고 해서 내가 돕기로 했다. 베트남과 몇몇 국가에서는 사과를 반대 방향으로 깎는다. 칼날이 깎는 사람 안쪽으로 향하지 않고 반대쪽인 바깥으로 향한다. 그러니 우리는 서로 상대방이 사과 깎는 모습을 보면 불편해 보이고 위험해 보이기 마련이다.

내가 사과 깎는 모습을 보며 아이가 위험하다고 조심하라며 거들겠다고 나선다. 우리는 사과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사과를 깎는 것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소금에 대한 것역시 친구들과 다른 문화에 대해 배우게 되는 재미있는 시간이 된 셈이다. 사과를 깎아서 먹기좋은 크기로 자르고, 옆에는 소금 접시를 놓았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온 아이를 따라 먹었다. 사과를 소금에 찍어 먹는 모습에 나머지 친구들이 얼음처럼 바라보기만 했다. 한참 뒤 호기심을 유발하며 따라서 먹어보았다. 예상하지 못했던 살아있는 문화체험 시간이 된 것이다.

베트남에서 온 아이가 칭찬을 받으며 소통을 하게 되자 언젠가부터 작은 것이라도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는 사탕을 가져와 나누어 먹었다. 옆 반에도 가서 사탕을 나누어 주고 오는 표정이 매우 행복해 보였다. 한번은 수업 중에 베트남은 커피를 많이 생산하는 국가이며 커피 향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아이가 '선생님, 카페라테 좋아해요?' 묻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우유에 베트남 커피를 타서 가져 온 것이다. 반 친구들과 조금씩 나누어 마셨다. 최고의 카페라테였다. 어느새 아이는 나눔의 기쁨과 의미를 알게 된 것이다.

그림 솜씨가 뛰어난 아이는 무언가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릴 때는 집중력이 대단하다. 요즘 들어 부쩍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곤 한다.

"선생님, 박항서는 너무 귀여워요. 베트남 사람은 박항서 다 좋아해요. 정말 좋은 사람 맞아요."

그리고 텔레비전 화면에 자주 나오는 박항서 감독의 동작 하나하나를 그대로 따라하며 보여

주기도 한다. 축구 경기를 보고 온 날은 더 자주 감독의 제스처 흉내를 낸다.

무엇이든 표현을 할 줄 아는 아이여서 참 좋다. 힘들 때는 '선생님, 힘들어요.' 라고 말하고 가끔은 공부하다가도 조용히 '엄마가 보고 싶어요' 할 때도 있다.

무작정 소리부터 지르고 거친 말을 하며 관심을 요구하던 아이였는데…. 돌아보니 함께 걸어온 1년 가까운 시간이 아이에게 재미있어지고 즐거운 길이 된 것 같아 다행이다. 부쩍 요즘 들어 나누는 일과 도와주는 일을 더 좋아하는 아이의 표정을 보면 덩달아 행복해진다.

우리들이 더불어 함께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에 오늘도 칭찬과 응원을 준비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철탑산업훈장 수상'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 인터뷰

[충북일보] ㈜광스틸이 2026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영예의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0년 설립 후 20년간 건축자재 제조 외길을 걸어온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는 이번 수상에 대해 "지난 20여 년간 오직 '더 안전하고 견고한 건축 자재를 만들겠다'는 외길을 걸어왔다"며 "그간 숱한 난관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에 매진해 온 광스틸의 고집과 정직함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매우 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이 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수훈을 계기로 향후 100년을 이어갈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광스틸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표 대기업 산단 현장과 공공기관에 자재를 납품하며 독보적인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안전과 품질에 있어 단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가운데 광스틸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현장 맞춤형 솔루션 제공'으로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광스틸의 시그니처인 '스피드블록메탈패널'은 세계 최초로 실리콘을 쓰지 않는 Non-Caulking(논 코킹) 방식이 적용됐다. 기존 패널의 외벽 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