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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아침이다. 더구나 주말 아침이다. 조금은 특별한 주말 아침이라고 해야 할까?

주말에는 같은 시간이라도 평일 아침 시간보다 더 이른 느낌이 들곤 한다. 바쁘고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다소 긴장을 풀고 늦잠이나 여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팽팽하던 일상이 느슨해져 자연스레 하루의 시작 시간을 뒤로 늦추게 될 때도 많다.

하지만 오늘은 주말이 좀 분주하게 시작되었다. 아침 8시부터 아파트에 소독을 한다며 밖이 시끌벅적하다. 소독한다며 외치는 소리와 계단을 오르내리는 발소리에 은근히 신경이 곤두섰다. 지켜지지 못한 주말의 여유로운 일상이 못내 아쉽게 된 것이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이 시간에 누구지? 무슨 일이지? 얼마나 다급한 일이길래, 이렇게 이른 시간에….' 나는 시간을 보면서 짧은 순간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전화를 받았다.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걸려온 전화는 너무나 어이없게도 모 건강검진센터에서 영업 전략으로 홍보차 전화를 한 것이었다. 지금 몇 신 줄 아느냐고 묻는 내 말은 귓등으로 들었는지 미안하다는 말은커녕 홍보를 위해 별 마음 없이 달달 외운 말만 기계처럼 쏟아부었다. 그렇게 쫓기듯 쏟아놓은 말의 요지는 이번에 건강검진을 받으면 무료로 다른 검사도 해주겠다는 것이었으며 다짜고짜 밀어붙이며 재촉을 해댔다. 너무 기가 막혀서 나는 목소리를 낮추어 지금이 몇 신 줄 아느냐고 재차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고작 자신이 아침 6시부터 일을 시작한다는 말을 했을 뿐 미안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영혼이 없는 기계와 대화를 하는 기분이 들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요즘 들어 부쩍 기본적인 도리나 에티켓이라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휴대폰으로 소통하는 시대에 익숙해지다 보니 상대방에게 지켜야하는 기본적인 시간관념도 사라져가고 있는 건 아닌지….

며칠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여러 사람이 활동하는 단체 카톡방인데, 새로운 정보 하나가 올라오면 답글이 수시로 따라 붙는다. 서로 격려하며 감사하고 때로는 응원하는 메시지가 많아 힘이 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질 때도 많다. 그렇게 소통하면서 소속감도 갖게 되는 것은 물론 신속하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큰 장점도 있어 쉽고 편리한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자칫하면 시간관념을 잊어버리고 시도 때도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실례를 범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밤 늦은 시간과 새벽에도 카톡방에 메시지가 올라오는 일이 생겼다. 참 안타깝고 오히려 불편해 하는 내가 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에 잠에서 깨어 한참을 생각하다가 카톡방에서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굳이 누가 하나하나 꼬집어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스스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은 지켜나가야 하지 않을까· 부끄럽게도 이런 일이 종종 있어 안타깝다. 물론 부득이한 상황이라면 애써 말하지 않아도, 굳이 변명을 하지 않아도 누구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테지만….

온라인수업을 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다양한 계층의 외국인 학습자들과도 주로 단체 카톡방에서 소통이 이루어진다.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자정이 넘은 시간에 질문을 하고 이른 새벽에도 질문을 해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미리 에티켓을 알려준다. 가끔 우즈베키스탄이나 파키스탄 등 고향으로 돌아간 제자가 안부 메시지를 보내거나 연락을 할 때가 있는데, 그 시간이 왕왕 새벽일 때가 있다. 국가 간 시차가 있어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소중하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다소 희미해진 시간관념을 누구나 한번쯤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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