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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孝)의 본보기' 효자 정재수 추모사업 절실

잊혀져가는 故 정재수군
충북 보은에 묘지· 경북 상주에 기념관

  • 웹출고시간2023.01.24 16:12:00
  • 최종수정2023.01.24 16:12:00

1974년 1월 22일 보은군 마로면 갈전리 ‘마루목재’에서 아버지와 함께 숨진 효자 고(故) 정재수(당시 10살) 군의 효행을 기리기 위한 추모사업이 절실하다. 사진은 경북 상주시 ‘효자 정재수 기념관'

ⓒ 김기준기자
[충북일보] 974년 1월 22일 보은군 마로면 갈전리 '마루목재'에서 아버지와 함께 숨진 효자 고(故) 정재수(당시 10살) 군의 효행을 기리기 위한 추모사업이 절실하다.

재수 군은 당시 상주시에서 외가인 옥천군 청산면 법화리 큰 집으로 설 차례를 지내기 위해 '마루목재'를 지나다 폭설과 한파를 만나 쓰러진 아버지를 구하려다 함께 동사했다.

강추위 속에서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아버지를 덮어주고, 자기 몸의 온기를 전하기 위해 아버지를 꼭 끌어안은 채 숨져있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 국민의 가슴을 슬픔과 감동으로 물들였다.

숨진 날 밤 '마루목재'엔 33cm의 눈이 내렸고, 기온은 영하 20도를 기록했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뒤 재수 군의 효행은 '효의 본보기'로 한때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실리고, 서울 어린이대공원 등 전국 곳곳에 동상이 세워져 널리 알려지는 듯했다.

1974년 1월 22일 보은군 마로면 갈전리 ‘마루목재’에서 아버지와 함께 숨진 효자 고(故) 정재수(당시 10살) 군의 효행을 기리기 위한 추모사업이 절실하다. 사진은 경북 상주시 ‘효자 정재수 기념관’에 있는 그의 흉상.

ⓒ 김기준기자
재수 군을 소재로 한 영화 '아빠하고 나하고'도 만들어져 관람객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그러나 1994년 재수 군이 다녔던 상주 사산초등학교가 폐교되고, 언제부턴가 도덕 교과서에서도 빠지면서 그의 효 정신은 세인들에게서 점점 잊히고 있다.

2001년 재수 군이 다녔던 옛 사산초등학교에 '효자 정재수 기념관'이 세워져 그의 효 정신을 이어가는 듯했으나, 이 역시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 기념관은 건립 20년이 넘은 현재 상주시청의 시설관리직 1명이 근무하면서 하루 고작 2~3명의 관람객을 맞이하는 정도다. 전국 최초의 효를 주제로 한 기념관이어서 각지에서 많은 학생과 학부모 등이 답사를 다녀갔던 초기와 대조적이다.

그가 숨진 마루목재에 자리 잡은 묘지도 옛길이 사라지고 2차선 도로가 나 있으나 찾아오는 이 없이 쓸쓸하기만 하다. 효행비는 얼룩져 지저분하고, 안내판은 글자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아 그의 효행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

재수 군이 숨진 지 50년을 앞두고 있으나 그동안 지역에서 그를 추모하는 행사도 없었다. 그러면서 '정재수 효행'은 차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갔다.

효(孝) 의식이 갈수록 옅어지는 세태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으나, 그의 효행을 기리고 효의 본보기로 삼으려는 주변의 관심과 노력이 부족했던 게 더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제일의 도덕규범인 효를 실천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효의 본보기'인 재수 군을 추모하는 행사를 지금이라도 지자체나 사회단체 차원에서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테면 '정재수 효행상'제정, '정재수 효 추모제'운영, '정재수 효 탐방 여행'등을 들 수 있다.

재수 군이 태어나고 생활했던 곳은 경북 상주시, 목숨을 잃은 곳과 묘지를 조성해 놓은 곳은 충북 보은군이다. 해당 광역·기초자치단체가 모두 다르다 보니 어느 곳 하나 '정재수 효행 기리기'에 제대로 나서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재수 군의 추모사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내년이 그가 숨진 지 50년, 살아 있으면 환갑을 맞이하는 해여서 그렇다. 평생 죽은 자식을 그리워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낸 모친(83)을 위해서도 '정재수 효행 기리기 사업'은 절실하다.

이에 관해 보은군의 한 고위 공무원은 "효자 정재수 군의 효행 이야기는 교과서를 통해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정작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사고이고 묘지도 우리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주민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며 "그의 이름을 딴 효행상 제정이나 추모제 개최 등을 통해 효 사상을 전국에 전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보은 / 김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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