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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1.02 17:19:08
  • 최종수정2022.11.02 17:19:08

황은혜

청주시 영운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대부분 청렴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청렴은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학교, 회사 등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이지만 공직자에게 특히 더 중요성이 강조된다.

그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공직이란 국가 기관이나 공공 단체의 일을 맡아보는 직책이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공직자는 공익을 위해 일하는 봉사자로서 공직자가 사익을 행한다면 이는 단순히 한 조직의 부패가 아닌 사회적 부패로 발전하여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등 공공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렴은 현재에도 주목받는 가치이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역사 속 청렴한 인물을 생각해 본다면 흔히 청백리 퇴계 이황,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라 말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쉽게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높은 벼슬을 지내고 우리들에게 익숙한 인물들이 아닌 영조 때 호조 서리, 한낱 하급 관리로 일했던 '김수팽'을 소개하고 싶다. 김수팽의 청렴한 성품을 볼 수 있는 몇 가지 일화가 있다.

김수팽은 급한 결재가 있어 판서의 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판서는 바둑을 두고 있던 중으로 김수팽은 마당에 엎드려 결재해줄 것을 청하였으나 판서는 이를 무시하고 바둑에 열중하였다. 기다리던 김수팽이 한번 더 결재를 청하였지만 이에도 응답하지 않자 판서가 바둑을 두고 있는 마루에 올라 바둑판을 엎어버리고는 다시 마당에 엎드려 아뢰었다. "저는 죽을 죄를 지었으니 목을 베이더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백성을 다스리는 일은 잠시도 늦출 수 없고 일각이라도 멈출 수 없는 것입니다. 속히 결재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부끄러움을 느낀 판서는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고 바로 결재를 해주었다고 한다.

다른 일화는 영조가 밤중 호조의 돈 수만 냥을 챙겨오라 일러 내시가 당시 숙직 중이던 김수팽을 급히 찾아가 이를 전했다. 김수팽은 궁궐 문이 닫히면 금전이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는 게 법이라며 이를 거절하였다. 그러자 어명을 전한 내시는 임금의 말을 거역하는 거냐며 화를 내었다. 이에 일개 서리가 호조의 돈을 내줄 수 없으니 급해도 절차를 지켜야 한다며 결재를 받아오겠다고 말했다. 일부러 늑장을 부리며 소속 관장의 집을 찾아다니며 결재를 받다보니 그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김수팽이 돌아오자 어명은 이미 취소되어 있던 상태로 영조가 밤중에 한 궁녀에게 빠져 수만 냥을 내리려고 했던 것을 날이 밝고 다시 생각하여 명을 거두었던 것이다. 후에 영조도 김수팽이 부린 꾀를 전해 듣고 크게 칭찬하였다고 한다.

비록 하급관리로 일했던 김수팽이지만 자신이 맡은 일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부당한 명령에도 슬기롭게 맞선 모습이 우리가 배워야 할 청렴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나 또한 시민들 가까이 일하는 일선 공무원으로서 우리 사회 중 일부분에 속하는 작은 업무라 생각할지라도 책임감을 가지고 청렴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모여 청렴한 공직사회를 구성하는 튼튼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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